▲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4일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하고 있다. / 사진=LG
LG가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을 공개하며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 확장을 예고했다.
LG AI연구원은 14일 설립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한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엑사원’을 공개하고, 주요 연구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 학습, 판단을 할 수 있는 AI로,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AI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를 13억 개, 130억 개, 390억 개, 1750억 개 등 단계적으로 키우며 초거대 AI를 연구해왔다.
엑사원은 국내 최대인 약 3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Multi-Modality) 능력을 갖췄다.
LG AI연구원은 멀티 모달 AI로 가는 첫 단계로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언어를 이미지로, 이미지를 언어로 변환하는 기술을 구현했을 뿐 아니라 품질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성능을 의미하는 SOTA(State-of-the-art)를 달성했다.
향후 멀티 모달 AI 기술이 고도화되면, AI가 데이터를 습득해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추론하고, 시각과 청각 등 다양한 감각 영역을 넘나드는 창조적 생성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AI는 텍스트를 분석해 이미지를 찾는 수준이었다면, 엑사원은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줘”라고 말하면,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해 ‘호박 모양의 모자’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낸다.
▲초거대 AI '엑사원'이 만든 호박 모양의 모자 / 사진=LG
이 같은 멀티 모달 AI를 개발하기 위해 LG AI연구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학습 데이터를 활용했다.
엑사원은 말뭉치 6000억 개 및 언어와 이미지가 결합되어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 2억5000만 장 이상을 학습했다. 엑사원은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 데이터를 포함해 논문, 특허 등의 정제된 말뭉치들을 학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제조, 연구, 교육, 금융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상위 1% 수준의 전문가 AI’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연구원은 집단지성으로 초거대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LG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실증,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AI 연합 결성해 활용영역 확대, 초거대 AI 대중화를 통한 상생환경 구축 등 3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엑사원을 사용할 수 있는 통로인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LG 계열사들에게 공개해 전자, 화학, 통신 등 LG 사업 전반에 초거대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사는 언어에 내포된 감정까지 이해하며,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하는 챗봇 고도화, 지난 100년간의 화학분야 문헌 약 2000만 건에 대한 분석과 학습을 통한 신소재·신물질 발굴 등에 엑사원을 실제 적용하고 있다.
기존 AI는 전공자가 논문이나 특허와 같은 전문 문헌을 직접 읽고 내용을 요약해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한 것을 학습해 왔다. 반면, 언어와 시각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달 AI인 엑사원은 스스로 문헌을 읽고 분석한 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이후 LG AI연구원은 금융, 패션, 유통, 교육 등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연합을 결성해 초거대 AI 활용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2단계인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연합을 결성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데이터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엑사원-튜닝(EXAONE-Tuning)’이라는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AI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초거대 AI를 일부 기업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까지 공개하는 대중화를 통한 상생환경 구축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우수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전문가 AI를 만드는 연구원이 되고자 한다”며 “캐나다 토론토대, 미국 미시건대,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외 주요 대학 및 석학들과 연구개발 연계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향후 API 공개 및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집단지성으로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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