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권봉석 부회장을 선택한 이유

LG전자 한우물, 사상최대 실적과 지속가능성 높여...구 회장의 신사업발굴, 변화혁신 지원 적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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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2인자', ㈜LG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권봉석 부회장이 승진, 내정됐다. 권 부회장은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LG의 사내이사로 선임, 본격적인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5명의 전·현임 COO 중 유일하게 LG전자에만 몸담으며 한 우물을 팠다. HD사업본부장, HE사업본부장, MC사업본부장 등 전 사업부문을 고루 경험하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권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LG전자의 실적과 지속가능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광모 LG 회장이 권 부회장을 그룹 2인자로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년에도 지속될 LG의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경쟁력 확대 과정에서 구 회장의 결단을 지원하고, 변화와 혁신속에 그룹전반을 안정화할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다. 

14일 데이터뉴스가 LG의 역대 COO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LG는 2003년 순수 지주사 체제로 전환 이후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으로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지주사 전환 이후 권 부회장을 포함해 총 5명이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들의 출신 이력을 살펴보면, LG반도체(금성일렉트론)에서 근무한 강유식 전 대표를 제외하면 모두 잠시라도 LG전자에 머물렀다.

하지만 LG전자에서만 한 우물을 판 인물은 권 부회장이 유일하다.

권 부회장은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모니터사업부장(2007년), 미디어사업부장(2011년),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장(2012년), HD사업본부장(2014년), HE사업본부장(2018년), MC사업본부장(2018년)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20년 3월에는 LG전자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4년 ㈜LG의 시너지팀장으로 약 1년 간 근무해 그룹 내 전략통으로 평가된다.

권 부회장은 LG전자에서 선택과 집중, 사업체질 개선을 통해 올해 3분기에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18조7867억 원)을 거둬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세계 1등으로 키우며 LG전자가 TV분야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LG전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는 장기 적자에 시달리던 MC(핸드폰)사업부를 철수하는 등의 결단을 내렸고, LG마그나파워트레인 설립 등을 통해 신사업인 전장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 부회장은 이를 인정받아 ㈜LG의 COO로 선임됐다. ㈜LG는 COO 산하에 경영전략부문(미래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과 경영지원부문(지주회사 운영 전반 및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 수행)을 신설함으로써 권 대표의 역할이 이전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회장은 ㈜LG의 전문경영인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공대 출신이다. 강유식 전 대표와 권영수 부회장은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조준호 전 대표와 하현회 전 대표는 서울대와 부산대에서 경제학, 사학을 전공했다.

이에 재무통으로서 구광모 회장을 조력했던 권영수 부회장과 다르게 변화와 혁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평가된다.

권 부회장은 향후 LG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LG그룹은 현재 전장과 로봇, 인공지능 등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현재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진 못하고 있지만,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