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현대중공업그룹, 10대그룹 시총 증가율 1위

올해 81% 증가, 현대중공업 이어 현대오일뱅크도 상장 추진...정기선 사장 승계 기반 마련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현대중공업그룹 시가총액이 올해 80% 이상 증가했다. 현대미포조선 등 기존 상장계열사의 시가총액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현대중공업 상장,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몸집을 키웠다.

11일 데이터뉴스가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30대그룹 상장계열사의 올해 시가총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은 1월 4일 15조8405억 원에서 11월 1일 28조6852억 원으로 10개월 만에 81.1%(12조8447억 원) 늘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올해 시가총액 상승률은 10대 그룹 중 가장 높다. 

현대중공업 상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 상승률을 대폭 끌어올린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17일 코스피에 입성했으며, 11월 1일 현재 시가총액(10조5196억 원)이 10조 원을 넘기며 조선 대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선업종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수주 랠리로 본격적인 실적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중동 지역 선주로부터 3826억 원 규모의 P/C선 4척 등을 수주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강점인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상승을 견인했다. 오는 2023년 새로운 환경규제가 도입됨에 따라 친환경 선박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 무버, 선제적 투자를 통한 초격차 달성'이라는 비전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지주가 7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어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은 가파른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추진은 앞서 2012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연이은 IPO 추진을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지난 10월 그룹 임원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그룹의 핵심인 현대중공업지주 및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에도 내정됐다.

정 사장은 그룹 경영승계 작업을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26%(415만5485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은 26.6%(2101만1330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정몽준 이사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1조3195억 원으로 추산된다.

현행 우리나라 상속세 제도는 상속액이 30억 원 이상이면 최고세율 50%, 대주주 경영권을 포함한 주식에 대해서는 60%까지 과세한다. 정 사장이 정 이사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기 위해서는 약 7917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이 IPO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 중인 현대오일뱅크까지 IPO를 마무리하게 되면, 정 사장이 보유한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가치가 커져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확보가 수월해질 것으로 평가된다.

또 IPO로 확보된 자금이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수소와 로봇, 인공지능(AI)에 투자돼 신사업을 총괄하는 정 사장의 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지난 8월 현대중공업으로 인수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은 11월 1일 현재 8032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상장사 가운데서는 현대에너지솔루션과 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한 5곳의 시가총액이 상승했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의 시가총액은 잇따른 수주 소식에 힘입어 1월 4일 1조9272억 원에서 11월 1일 3조1514억 원으로 63.5%(1조2242억 원)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