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77조 원 증가하며 몸값을 3배로 키웠다. 30대 그룹 중 시총 순위를 2계단 끌어올리며 4대 그룹에 육박할 정도의 기업가치를 확보했다.
5일 데이터뉴스가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30대 그룹 상장계열사의 올해 시가총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카카오그룹 시가총액이 1월 4일 39조1058억 원에서 11월 4일 116조1013억 원으로 196.9%(76조9955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30대 그룹 중 압도적인 1위다.
올해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이 급증한 것은 코스피 시가총액 6위인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데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신규 상장 덕이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월 4일 35조468억 원에서 11월 4일 57조8970억 원으로 65.2%(22조8502억 원) 늘었다. 카카오 시가총액은 플랫폼 규제 이슈가 본격화하기 전인 8월에 비해 10조 원 가량 빠졌음에도 연초에 비하면 23조 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여전히 시장 지배적인 플랫폼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치와 함께 이미 다양한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올해 1~3분기 4조3509억 원의 매출과 4883억 원의 영업이익, 1조422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9%, 59.5%, 285.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도 시가총액이 1월 4일 3조4094억 원에서 11월 4일 6조8121억 원으로 늘어 99.8%(3조4027억 원)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출시한 신작 게임 '오딘'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이 커진 것이 주된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5위에 해당한다.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넵튠 등 카카오그룹의 기존 3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26조4575억 원 늘었다. 기존 상장사의 이같은 시가총액 상승에 더해 올해 상장한 2개 계열사가 50조 원이 넘는 몸값을 기록하면서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은 연초에 비해 3배로 불어났다.
8월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약 3개월이 지난 11월 4일 현재 28조5060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12위에 해당한다.
카카오뱅크는 점포망이 없는 언택트 금융 모델로 기존 금융회사보다 효율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11월 4일 주가는 6만 원으로 상장 첫 날인 8월 6일 종가(6만9800원)보다 14.0%(9800원) 하락했지만, 이 회사 시가총액은 KB금융을 앞질러 금융업종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11월 3일 상장한 핀테크 기업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이튿날 12.4% 떨어졌음에도 코스피 19위에 해당하는 22조320억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카카오그룹 시가총액 상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로써 카카오그룹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위 안에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3개 계열사를 올려놨고,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 시총 5위 안에 들었다.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 증가율과 증가액은 30대그룹 중 압도적이다.
데이터뉴스가 30대그룹의 올해 시가총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30대그룹 시가총액 합계는 올해 1월 4일 1542억1906억 원에서 10월 25일 현재 1582조1320억 원으로 2.6% 상승했다. 10월 25일 현재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연초보다 시가총액이 각각 10.6%, 7.1% 감소했고,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7.9%, 8.9% 증가에 머물렀다.
연초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 순위는 삼성그룹,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 셀트리온그룹, 네이버그룹에 이어 7위였으나 10개월 여만에 셀트리온그룹과 네이버그룹을 제치고 2계단 상승해 5위를 차지했다. LG그룹, 현대차그룹과의 시가총액 차이는 10조 원 미만이다.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은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예상 시가총액을 합하면 15조~2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은 손쉽게 LG그룹과 현대차그룹을 밀어내고 삼성그룹, SK그룹에 이어 재계 3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