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인기몰이…경차 전성시대 다시 연다

생산목표 2배 넘는 사전계약 기록…연간 판매 10만대선 무너진 경차 부활 신호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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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온라인 발표회 '캐스퍼 프리미어' 속 캐스퍼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캐스퍼'가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전계약 대수가 올해 생산목표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빠르게 감소해온 경차 판매량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10만 대 선이 붕괴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9일 캐스퍼 온라인 발표회 '캐스퍼 프리미어'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를 알렸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2002년 5월 생산을 중단한 '아토스' 이후 19년만에 선보이는 경차 모델이다. 

현대차는 웹사이트 캐스퍼 온라인을 통해 캐스퍼의 얼리버드 예약(사전계약)을 진행했다. 

캐스퍼는 사전계약 첫날 1만8940대가 계약되며 현대차의 내연기관차량 중 최다 기록을 세웠다. 사전계약 열흘만인 지난달 23일 기준 약 2만5000대가 예약돼 올해 생산목표인 1만2000대를 훌쩍 넘겼다.

동급 최대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한 것이 인기몰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차 최초로 전 트림에 지능형 안전기술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차량·보행자·자전거 탑승자)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전방차량 출발 알림 등을 기본 적용했다. 

한국 브랜드 최초로 제조업체가 유통단계를 제거하고 온라인몰 등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 판매하는 D2C 방식을 진행하면서 구매 편의성도 높였다.

캐스퍼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국내 자동차 생태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몇년간 판매 감소를 이어온 경차가 다시 중흥기를 맞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차 판매량은 9만7072대로 집계됐다. 2013년에는 20만 대가 넘는 판매량(20만2683대)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10만 대 선이 무너졌다.

차박(차+숙박) 열풍에 힘입은 SUV의 인기와 경차에 대한 세제 혜택 감소가 경차 판매 감소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또 주요 제조사들이 SUV나 세단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경차 생산과 판매에 소극적인 것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들어서도 경차는 판매 부진을 이어오고 있다. 기아 '레이'가 높은 전고를 앞세워 나홀로 성장(2020년 1~9월 2만636대→2021년 1~9월 2만6687대, 29.3%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기아 '모닝', 한국지엠 '스파크', 르노삼성 '트위지' 판매가 모두 줄었다. 올해 1~9월 판매대수는 각각 2만4899대, 1만5033대, 281대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3만203대, 2만1032대, 664대) 대비 17.6%, 28.5%, 57.7%씩 감소했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캐스퍼 판매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올해 무난하게 경차 판매 10만 대 고지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