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2025년까지 30조 투자...그린 중심 사업 탈바꿈

2050년 이전 온실가스 순배출 0, 넷 제로 조기 달성…배터리와 석유개발 사업 등 분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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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정체성을 완전히 탈바꿈한다. 배터리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30조 원을 투자해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차별적 탈탄소 전략 수립으로 2050년 이전에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 조기 달성을 꾀한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날 행사는 지난 2017년 지난 혁신 방향 제시, 2019년 혁신 실행 전략 발표에 이은 세 번째 행사다. 혁신 완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글로벌 배터리 사업 '1테라와트+α' 수주 역량에 기반해 그린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미래 전략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이 이 날 밝힌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년 경영 방침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밝힌 SK이노베이션은 이 날 스토리데이를 통해 구체적인 완성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 전략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제로인 넷 제로 조기 달성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α'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그간 1테라와트 이상을 수주한 곳은 상위 두 개사 정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발표로 3개사로 늘었다.

1테라와트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5월 당시의 60GWh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한화 환산 시 130조 원 이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생산 규모도 크게 늘어난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문 대표는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EBITEA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 원, 2025년 2.5조원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의 생산 규모를 현 14억㎡에서 2023년 21억㎡로 키운 뒤 전기차 산업의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2025년에는 현재의 세 배인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그간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았다. 내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2024년에는 국내외에서 산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만 약 3000억 원의 EBITDA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탄소발생 최소화를 중심으로 운영 체질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저·탈탄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운영최적화,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수송용 연료 생산을 감축하는 대신 석유화학 제품 생산 증대, 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방식들을 동시에 추진해 갈 방침이다.

또한, 석유 사업이 보유한 주유소와 고객들을 '그린 플랫폼' 개념으로 전환해 친환경 전기와 수소를 생산·판매하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과 친환경차 대상 구독 모델 도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온실가스 넷 제로를 20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ESG경영의 핵심은 환경이고 환경의 핵심은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며 ESG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을 상징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날 공표한 SK이노베이션의 넷 제로 로드맵은 세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된 탈 탄소 전략으로 ▲Scope 1,2,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 목표의 구체적 제시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온도상승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감축해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적으로 2050년 이전에 넷 제로를 달성, 특히 배터리, LiBS 사업의 경우 2035년 조기 달성 추진 ▲단순한 석유화학사업의 매각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한 넷 제로 달성 지향 등이 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감축 기술 개발을 강력히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 개선안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핵심은 이사회의 ▲CEO 평가/보상/승계 등에 대한 의사결정권 보유 ▲이사회 모든 안건에 대한 ESG 리스크 사전 검토 의무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와 사업 리스크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SK이노베이션 자체의 비전'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둬 그린 영역에서의 연구개발과 새로운 사업개발 및 M&A 등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을 발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사업부 형태인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 사업에 대해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각각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