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손실도 대폭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항공업계가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놓여있어 실적개선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한항공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1분기 101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90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로 위기를 겪던 대한항공은 화물 수송사업의 선전이 흑자전환의 원동력이 됐다.
대한항공의 사업부문 중 항공운송사업만 1분기 흑자를 냈다. 지난해 1분기 88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항공운송부문은 올해 1분기 125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사업이 크게 악화됐지만 화물사업이 초강세를 보였다. 전 노선의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여객부문 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7% 감소했다. 반면, 교역량 증가와 해운 공급 부족으로 항공화물 수요가 크게 늘면서 화물부문 영업수익은 108.9% 증가했다.
항공우주사업(항공기 정비, 항공기 부품 제작)과 호텔사업은 1분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항공우주 사업은 1분기 8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고, 호텔사업은 20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폭이 확대됐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2조3812억 원) 대비 24.7% 하락한 1조7925억 원을 기록했다. 호텔사업부문(69억 원)이 79.3% 감소했고, 항공우주사업부문(737억 원)과 항공운송사업부문(1조6983억 원)도 각각 52.2%, 22.0% 줄었다.
대한항공은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조원태 회장과 우기홍 사장이 이끌기 시작한 이후 수익성 하락을 이어왔다.
조원태 회장이 대표에 오른 2016년에 전년보다 26.9% 늘어난 1조120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듬해인 2017년 9776억 원으로 12.8% 떨어졌고, 2018년 5688억 원, 2019년 17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율이 41.8%, 69.0%로 확대됐다. 2020년에는 38.2% 하락한 108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마찬가지로 2016년 11조7319억 원에서 2020년 7조6062억 원으로 전반적인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조원태·우기홍 대표체제가 이어지는 올해 대한항공의 실적은 반등할 전망이다. SK증권·유진투자증권·대신증권·하나금융투자의 올해 대한항공 실적 전망치를 종합하면, 매출 7조7280억 원, 영업이익 279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소폭(1.6%)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156.2%)으로 늘어나는 수준이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해 수익성 개선폭이 커진 측면이 강하다.
여객수요의 회복으로 내년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효과, 화물수송 마진 변화, 항공유 가격 변동 등 대내외의 변수가 많아 꾸준한 실적 상승을 보여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서 취임 이후 수년간 실적 하락을 경험한 조원태-우기홍 대표가 과거에 비해 진폭이 큰 대내외 변수를 잘 극복하고 활용하는 경영능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조원태 대표는 1976년생으로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했다. 200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으로 옮긴 뒤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팀장(2006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2009년),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2015년)을 역임하고 2016년 대한항공 대표에 취임했다.
우기홍 대표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1987년 대한항공 기획관리실 사원으로 입사했다.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장(2005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2011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총괄담당(2013년)을 거쳐 2017년 대항항공 대표에 선임됐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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