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640억 원 더 많은 1929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회사는 배당을 시작한 2005년 이후 16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의 약 70%, 6323억 원을 배당금으로 보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지분은 메르세데스벤츠AG 가 51.0%, 스타오토홀딩스가 49.0%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2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423억 원) 대비 9.4% 감소했다.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차량 판매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감소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츠 신규등록은 7만6879대로, 2019년(7만8133대)보다 1.6% 줄었다.
그런데도 이 회사 배당금은 대폭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2020년 결산 배당금은 1929억 원으로, 전년(783억 원)보다 146.4%(1146억 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2019년 55.0%에서 지난해 149.7%로 94.7%p 상승했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는 것은 기업이 한 해동안 올린 순이익보다 많은 돈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난해 배당금은 순이익보다 640억 원 많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분은 메르세데스벤츠AG(51.0%)와 스타오토홀딩스(49.0%)가 나눠 갖고 있다. 스타오토홀딩스는 글로벌 최대 벤츠 딜러로,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로 알려진 레이싱홍의 자회사다. 보유한 지분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AG가 984억 원, 스타오토홀딩스가 945억 원의 배당금을 가져간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설립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05년 배당을 시작해 2020년까지 총 6323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기간 올린 순이익(9273억 원)의 68.2%에 달한다. 2008년(49.1%), 2011년(30.1%), 2018년(40.0%) 등 3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특히 2017년부터는 배당금이 459억 원, 557억 원, 783억 원, 1929억 원으로, 매년 100억 원 이상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배당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과 달리 직원 급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급여는 2018년 183억 원, 2019년 188억 원, 2020년 18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소폭 상승했던 직원 급여는 지난해 다시 줄어들어 제자리로 돌아왔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분 51%를 소유한 최대 주주는 2019년 다임러AG에서 메르세데스벤츠AG로 바뀌었다. 다임러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변화로, 다임러AG는 벤츠의 모기업이다. 다임러AG와 메르세데스벤츠AG가 그동안 가져간 배당금은 각각 1841억 원과 1383억 원으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2대 주주는 한성자동차(2003년~2005년)→한성인베스트먼트(2006년~2009년)→스타오토홀딩스(2010년~) 순으로 변경됐다. 지분율은 49.0%로 유지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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