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회장이 이끄는 NH농협금융그룹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협은행장 시절 구축한 ESG 경영이 NH농협금융그룹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NH농협은행의 연결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손병환 체제의 농협은행은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NH농협은행의 2020년 순이익은 1조3707억 원으로 집계됐다. 관리비 등 비용이 늘어나며 2019년(1조5171억 원)보다 9.6% 줄었다. 그러나 순이자이익은 2019년 5조1672억 원에서 2020년 5조3939억 원으로, 순수료손익은 6849억 원에서 7045억 원으로, 각각 4.4%, 2.9% 늘었다.
이를 이끈 손병환 전 농협은행장은 올해 1월부터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라 그동안 쌓은 경영 노하우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손병환 회장은 농협은행장 시절 줄곧 사회적 책임경영(ESG)를 강조했다. 그 결과, 농협은행은 지난해 8월 그린뉴딜에 총 8조 원을 투자하고, 9월에 녹색금융사업단을 신설했다.
손 회장이 그룹의 지휘권을 잡으면서 그가 농협은행에서 보여준 ESG 경영 기조가 그룹 전체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2021년 경영전략회의'에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고 "'농협이 곧 ESG'라는 인식으로 국민과 지역사회·환경에 기여하는 금융그룹이 되자"고 강조했다.
이에 농협금융은 석탄발전소 건설목적의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채권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또 이사회 안에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와 손 회장이 주관하는 'ESG전략협의회'를 신설했다. 기존 전담조직인 ESG추진팀도 'ESG추진단'으로 격상했다.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지배구조 평가에서 NH농협은행은 B, NH농협손보·생보는 B+, NH농협금융지주는 A를 기록했다. 상장사인 NH투자증권은 ESG종합평가에서 환경(E) B, 사회(S) A+, 지배구조(G)는 B+를 받았다. 손 회장의 지휘 아래에서 올해 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전반적으로 ESG를 강화하는 모습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손병환 회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농업중앙회에 입사해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 NH농협은행장을 맡은데 이어 올해 1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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