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 자료=KT
KT가 빅데이터 분석역량으로 흥행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에 핀포인트 투자하고, K-콘텐츠의 새로운 유니콘 ‘KT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위드(With) KT’ 생태계를 창출해 미디어 콘텐츠를 성장엔진으로 삼는다.
지난해 10월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로 변화를 선언한 KT가 23일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KT그룹은 1300만 가입자 기반의 유료방송 서비스에 실시간 채널, OTT, 음원 서비스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갖고 있다. 또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역량과 원천 지식재산(IP) 전문 자회사까지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이와 함께 가장 많은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했고, 콘텐츠 전문기업 스토리위즈를 설립하고 KTH와 나스미디어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등 개별 그룹사 사업의 내실을 다졌다.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매출은 3조1939억 원에 이르며, 10여 년 간 연평균 15% 수준의 매출 증가율(CAGR)을 기록하면서 KT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KT는 그룹 내 미디어 가치사슬을 디딤돌로 삼고 투자규모를 늘려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고 밝혔다. KT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의 압도적 우위를 굳건히 하는 동시에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플랫폼(Meta-Platform)’ 시대를 열고,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강국 대한민국의 입지를 다지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KT는 그룹의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비 회수구조와 국내 최고 수준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 사업에서 성공사례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신설된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법인 KT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 영화, 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스카이티브이(skyTV) 실시간 채널을 비롯해 올레 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1, 2차 판권을 유통할 방침이다. 이후 KTH, 시즌(Seezn) 등을 통해 국내외 후속 판권 유통이 가능하며, 지니뮤직 등을 통한 콘텐츠 부가가치 창출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를 제작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다시 콘텐츠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KT그룹 내에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KT는 또 다각도로 분석해 온 1300만 고객의 미디어 시청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는 감독, 작가, 출연진 등의 기본 정보와 KT만이 보유한 장면 분석 정보를 결합한 콘텐츠 데이터에 초 단위의 콘텐츠 시청 집중도와 유지율, 콘텐츠 이용패턴(실시간 방송 유입 및 이탈, TV UI 이용 로그 등)과 같은 시청 데이터를 더하고 인구통계학적 환경을 반영한 시청자 데이터까지 결합해 구성됐다. 미디어 업계의 일반적인 실시간 방송 시청률 샘플링 데이터의 약 3000배에 달한다.
KT는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흥행 등급으로 구성해 KT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에 활용할 생각이다. KT 스튜디오지니는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전방위로 도입해 장르, 배우, 소재를 구상하는 단계부터 콘텐츠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유통경로를 설계하는 데 적용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기존의 콘텐츠 비즈니스와 전혀 다른 새로운 위드 KT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KT그룹이 보유한 플랫폼 간 유기적인 협력을 주도해 각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토대로 국내외 유력 제작사 및 플랫폼 사업자들과 상호 호혜적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것이다.
KT 스튜디오지니의 위드 KT 생태계는 ‘연결’을 핵심 가치로 삼아 ▲개방 ▲공유 ▲육성 등 3가지 측면의 콘텐츠 협력구조로 이뤄진다. 글로벌 OTT의 제작 하청기지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우려를 국내 자본과의 상생으로 해소하고,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 스튜디오지니는 자체 플랫폼이 없는 순수 제작사를 비롯해 국내외 OTT, 모바일 플랫폼 기업 등과 과감하고 광범위한 협력을 도모한다. 현재 KT 스튜디오지니는 흥행작품으로 실력을 증명한 바 있는 제작사 10여 곳을 비롯해 중소 제작사 10여 곳과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개방적 구조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또 그 동안 콘텐츠 제작사의 IP를 대가로 제작비를 지원하고, 제작비 중 일부를 마진으로 주고받아 온 업계의 일반적인 방식에서 탈피하기로 했다. 콘텐츠 수익뿐만 아니라 IP 자산까지 제작사와 공유하며 흥행한 콘텐츠가 제작사의 실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국내 창작자 육성에도 나선다. 신진 창작자와 제작사를 발굴해 올레 tv, 시즌에서 방영될 숏폼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이를 토대로 향후 대작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메가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KT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인 김철연 대표(왼쪽)와 윤용필 대표 / 사진=KT
김철연 KT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KT가 왜 콘텐츠 제작에 나서느냐, 과연 잘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반대로 KT가 도대체 왜 여태껏 스튜디오 사업에 나서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다”며 “KT는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콘텐츠 산업에서 제작자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누구보다도 안정적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KT 스튜디오지니는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여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제작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인력 영입과 육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IP 펀드를 조성하고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스토리위즈의 원천 IP 확보와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30여 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KT그룹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특히 스카이티브이의 실시간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대작(tent pole)’ 드라마를 제작하고, 시청률 순위 1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한다.
KT 스튜디오지니의 첫 작품은 올해 3분기 내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이며, 콘텐츠 제작 물량은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국내외 다양한 플랫폼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콘텐츠 판로를 확장할 계획이다.
나아가 KT 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제작사들과의 동반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 규모를 키우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K-콘텐츠’의 무대를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현모 KT 대표는 “미디어는 고객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축이며, KT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사업영역으로 디지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엔진이라고 자신한다”며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해내며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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