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유임과 교체의 핵심 기준은 결국 실적개선 여부였다. 2020년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를 교체한 기업의 실적을 분석해보니, 인사 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평균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 교체를 통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새 CEO들이 2021년 어떤 실적 개선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0대그룹 상장계열사의 2020년 1~3분기 실적(연결 기준)을 분석한 결과, 연말 인사에서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내정)한 37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CEO를 유임한 기업보다 15.3%p 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악화 폭이 더 클 수록 CEO의 교체도 훨씬 많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 결과, CEO 교체 기업은 2020년 1~3분기에 333조2759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348조4525억 원)보다 4.4% 감소했다. 반면, CEO 유임 기업은 968조5795억 원에서 930조4764억 원으로 3.9% 감소해 CEO 교체 기업이 0.5%p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신규 CEO를 선임한 기업이 2019년 1~3분기 15조906억 원에서 2020년 1~3분기 11조713억 원으로 2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CEO를 바꾸지 않은 기업은 59조4080억 원에서 55조2055억 원으로 7.1% 감소에 그쳐 CEO 교체 기업이 15.3%p 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CEO를 바꾼 기업이 9조8147억 원에서 7조5578억 원으로 23.0% 줄어든 반면, CEO 유임 기업은 40조6099억 원에서 37조164억 원으로 8.8% 감소해 CEO 교체 기업이 14.2%p 더 감소했다.
이처럼 3가지 실적 지표 모두 CEO를 교체한 기업이 교체하지 않은 기업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CEO를 바꾼 37개 기업의 56.8%인 21곳의 1~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나빠졌다. 특히 4개 기업은 적자전환하거나 적자폭이 확대됐다.
삼성중공업은 2020년 1~3분기 769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손실액이 3674억 원 늘었다. CJ CGV는 2020년 1~3분기 299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또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이 2019년 1~3분기 9650억 원에서 2020년 1~3분기 1407억 원으로 8243억 원(8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CJ프레시웨이도 435억 원에서 19억 원으로 416억 원(95.6%) 줄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 속에서 교체카드를 꺼내든 기업의 신임 CEO가 취임 첫 해인 2021년 어느 정도 실적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의 경우 2019년 말 대표이사를 바꾼 기업의 실적이 교체하지 않은 기업에 비해 좋았다. 2019년 말 CEO를 교체한 기업은 코로나19 정국인 2020년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6%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이 4.6%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11.5% 줄어든 CEO 유임 기업에 비해 뚜렷하게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보면 올해 CEO 교체 기업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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