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화학사업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의 실적이 급감하며 롯데그룹 상장계열사의 3분기 총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그룹 9개 상장계열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62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782억 원)보다 7.8% 줄었다.
주요 화학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롯데정밀화학은 3분기 영업이익이 259억 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514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전사 매출의 35.1%를 차지하는 염소계열이 부진했다. ECH(에폭시수지원료)와 가성소다 등 염소 제품의 판매가격 하락이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롯데그룹 상장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영업이익을 낸 롯데케미칼도 불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2019년 3분기 3195억 원에서 2020년 3분기 1938억 원으로 39.3% 줄었다. 롯데그룹 상장계열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1%에서 31.0%로 16.1%포인트 감소했다. 상반기의 극심한 부진에서는 벗어났지만, 예년 수준으로의 회복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업부문별로는 회사의 주 사업인 올레핀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790억 원으로, 전년 동기(2102억 원)보다 62.4% 줄었다. 전반적인 수요 약세가 이어진 탓이다. 여기에 자회사인 LC USA가 3분기 2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도 영향을 줬다.
반면, 유통 등 비화학 계열사들은 대부분 3분기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는 모두 3분기 영업이익을 늘렸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이어졌지만 오프라인 점포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온라인에 집중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도 3분기 55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334억 원)보다 67.4% 늘어났다.
식음료 부문 계열사도 대체로 실적을 개선시켰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3분기 영업이익은 478억 원과 584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23.8%, 19.2% 늘었다. 롯데푸드는 그룹 비화학 계열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다. 이 회사는 3분기에 21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년 전보다 0.9% 감소했다.
그룹 상장계열사 가운데 롯데정보통신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 회사는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92.7% 증가한 10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롯데지주도 100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비교적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39.9%)을 기록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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