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19개 상장계열사 중 12개 기업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하지만,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상장사가 4곳에 달하고 이 중 2개 기업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3분기까지 2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적자기업들의 경우 대체로 대외여건이 극도로 악화됐거나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 사업가치가 중요한 성장산업에 속한 경우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12월 초로 예정된 사장단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그룹 상장계열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주회사인 SK㈜를 포함해 19개 상장계열사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조46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8522억 원)보다 60.8%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4% 감소한데 이어 2년 연속 60% 이상의 1~3분기 영업이익 하락을 경험했다.
특히 주력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누적 2조243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SK이노베이션은 1~3분기 당기순이익도 1조9141억 원 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연초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 부진이 정제마진 약세로 이어진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LG화학과 벌인 배터리 소송전에서도 수세에 몰렸다.
2017년부터 SK이노베이션을 이끌어온 김준 사장에게는 실적 급락과 배터리 소송전 모두 뼈아플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실적은 경영능력보다는 대외환경의 급격한 악화에 따른 것이고, 배터리 소송전은 오히려 조직 안정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교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또 김준 사장은 올 초 사내이사에 다시 선임되면서 재신임을 받았다는 점에서 유임에 무게가 쏠린다.
다른 SK그룹 주력사 대표이사들도 교체 대상과는 무관하다는 전망이 다수다.
㈜SK는 올해 1~3분기 26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손실 등에 영향을 받았다. ㈜SK를 이끌고 있는 장동현 사장은 올 초 재신임을 받으면서 사내이사 재선임 된데다 ㈜SK의 주된 영역인 투자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체대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또 다른 주력기업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올해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0%, 63.4% 증가했다. 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종합ICT 기업으로의 재편과 중간지주 전환,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라는 임무를 맡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이다,
최창원 부회장이 끄는 SK디스커버리 계열도 올해 호실적을 올려 CEO 교체 요인은 크지 않다. SK디스커버리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9.1% 증가했고, SK케미칼은 169.1% 상승했다. SK가스의 영업이익도 35.4% 늘어났다.
김철 SK디스커버리 사장은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지만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재선임 가능성이 높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과 윤병석 SK가스 사장도 사내이사 임기 3년차인 내년까지 무리없이 대표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올해 1153억 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5% 줄었다. 하지만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은 올 초 3년 임기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했고, 렌탈 등 SK네트웍스의 새로운 주력사업을 잘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유임이 유력하다.
이밖에 SK바이오팜은 1860억 원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을 냈고, 드림어스컴퍼니는 9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미래 성장성에 주목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실적과 대표 거취가 직결되지는 않는다.
2017년부터 SK바이오팜을 이끌고 있는 조정우 사장은 올 초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지난해 3월 드림어스컴퍼니를 맡은 이기영 대표는 2022년 3월까지가 사내이사 임기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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