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남준우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엔 총 7556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며 더 깊은 수렁속에 빠졌다. 남 대표는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업황 개선이 묘연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중공업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까지 총 7556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896억 원) 대비 손실폭이 743.3% 늘었다. 이 가운데 올해 2분기(4~6월) 기준 손실 규모는 7077억 원으로 집계됐다.
남준우 대표는 연간 기준 영업 적자 늪에 빠져있는 삼성중공업의 구원투수로 2018년 1월 선임됐다. 남 대표는 취임 이후 고정비 감소 등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한 해 동안 71억 달러의 신규수주를 따냈다. 연간 목표 78억 달러 가운데 91.0%를 채웠다. 조선 3사 가운데 목표 달성률이 가장 높았다. 선종별로 LNG운반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6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FPSO 1기 등 총 39척이 집계됐다. 미·중 무역 분쟁 영향 등으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감소한 가운데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만년 적자를 벗어나 흑자전환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고, 수주 수익성이 양호한 액화천연가스 선박의 매출액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와 저유가 사태 등으로 인한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남 대표 취임 이후 분기별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 -478억 원, 2분기 -1006억 원, 3분기 -1272억 원, 4분기 -1337억 원, 2019년 1분기 -333억 원, 2분기 -563억 원, 3분기 -3120억 원, 4분기 -2150억 원, 2020년 1분기 -478억 원, 2분기 -7077억 원으로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신규수주 역시 부진하다. 올해 들어 8월27일 누적 기준으로 총 7억 달러의 신규수주를 따냈다. 선종별로 수주한 물량은 초대형원유운반선 2척, 셔틀탱커 3척, VLEC 2척 등 7척에 불과하다. 연간 수주 목표액인 84억 달러 가운데 단 8.3%를 채우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남 대표에 대해 강도 높은 군살빼기 등으로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지만, 경영정상화 등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연말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남 대표는 부산 혜광고와 울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 후 2009년 삼성중공업 PM팀장, 2010년 삼성중공업 고객지원팀장, 2012년 삼성중공업 시운전팀장, 2013년 삼성중공업 안전품질담당, 2014년 삼성중공업 생산1담당, 2017년 삼성중공업 조선소장을 역임했다.
연말 인사 시 주목되는 삼성그룹의 '60대 퇴진룰'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 대표는 1958년 출생으로, 올해 나이는 63세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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