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결단이 만들어 낸 LG화학 전지사업

고 구본무 회장, 1990년대 초 2차전지 사업 진출…상반기 매출 중 37.2%, 시장점유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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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에 고 구본무 회장부터 현 구광모 회장으로 이어지는 오너일가의 배터리 사업부문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다시 조명을 받는다.

18일 데이터뉴스가 LG화학의 IR(Investor Relation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13조66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3조436억 원) 대비 4.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100억 원, 2958억 원에서 7775억 원, 4554억 원으로 52.5%, 54.0%씩 상승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전지사업의 성장이 돋보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5조839억 원으로 집계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3조5595억 원)보다 42.8% 늘었다. 상반기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3%에서 37.2%로 9.9%포인트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2020년 상반기 전지사업 영업이익은 103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291억 원에서 2019년 -2759억 원으로 손실이 발생했다가 1년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LG그룹 오너 일가의 결단과 적극적인 지원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구 전 회장은 영국에서 2차전지 샘플을 직접 가져와 럭키금속에 이를 연구하도록 했다. 1996년에는 전지 연구조직을 LG화학으로 이전하도록 했다.

2차전지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지난 2005년, 구 전 회장은 "이 사업이 우리를 먹여 살릴 미래산업이 될 것"이라며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투자도 진행했다. LG화학은 2010년 미국 홀랜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을 비롯, 2011년 충북 오창공장, 2015년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 2018년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등을 준공해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LG화학은 올해 누적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기업 가운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업 SNE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기업 가운데 배터리 사용량이 가장 많았다.

상반기동안 10.5기가와트시(GWh)를 사용하면서 전년 동기(5.7GWh) 대비 82.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점유율은 10.4%에서 24.6%로 14.2%포인트 상승했다. LG화학의 뒤를 이어 중국 CATL(23.5%), 일본 파나소닉(20.4%), 삼성SDI(6.0%), 중국 BYD(6.0%), SK이노베이션(3.9%) 등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LG화학의 석유화학사업은 올해 상반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7조87억 원, 67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조6852억 원, 7794억 원) 대비 각각 8.8%, 13.1% 감소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