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부회장이 오는 16일 LG유플러스 수장에 오른 지 2주년을 맞는다. 하 부회장은 취임 후 2년간 이동전화와 IPTV 가입자를 크게 늘리며 성장기반을 다지는데 성공했다. 특히 5G 상용 서비스 등 이동통신시장의 격변 속에서 CJ헬로 인수, 5G 콘텐츠 집중 투자, B2B 생태계 확대를 통해 LG유플러스의 미래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유플러스 사업보고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 등을 분석한 결과, LG유플러스는 하현회 부회장 체제에서 이동전화 가입자와 IPTV 가입자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부회장 취임 직전인 2018년 5월 1292만960명이었던 이동전화 가입자(알뜰폰 제외)는 지난 5월 1446만9815명으로, 2년 만에 11.99%(154만8855명) 늘었다. 이동통신3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SK텔레콤(6.14%)과 KT(9.3%)의 가입자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 가입자 시장 점유율은 2018년 5월 19.86%에서 2020년 5월 20.84%로 0.98%p 상승했다.
LG유플러스의 높은 가입자 증가율은 혁신적인 요금제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U+VR·AR’, 클라우드게임 등 다양한 5G 콘텐츠를 바탕으로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가입자를 늘렸다. 홈·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모든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시너지를 발휘한 것도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다.
IPTV 가입자는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료방송 가입자수 조사 결과를 보면,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하 부회장 취임 전인 2018년 상반기 364만5710명에서 지난해 하반기 436만4601명으로, 1년 6개월 만에 19.72%(71만8891명)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11.41%에서 12.99%로 1.58%p 증가했다. IPTV 가입자 증가율과 점유율 증가폭 모두 통신3사 중 가장 크다.
이처럼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IPTV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2008년 말 ‘U+tv’가 첫 선을 보인지 11년 만이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IPTV 매출은 1조323억 원으로, 전년보다 16.6% 성장했다.
LG유플러스 IPTV의 고성장세는 단순한 VOD 전달에 머물지 않고 ‘U+tv 아이들나라’, ‘U+tv 브라보라이프’ 등 세대별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자와 제휴해 넷플릭스 등 프리미엄 콘텐츠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 부회장은 지난 2년간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해 LG유플러스의 미래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8000억 원을 투자한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가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을 재편하고 리드하기 위한 포석을 다진 것은 물론 모바일 등 전 사업영역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과기정통부 집계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 LG유플러스(436만4601명)와 CJ헬로(400만4190명)의 가입자를 합하면 836만8791명(6개월 평균)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24.91%를 차지해 KT+KT스카이라이프에 이어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하 부회장은 이와 관련,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LG그룹 통신사업 역사에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며 “두 배로 확대된 유료방송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무선시장 경쟁구조를 재편하고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발굴해내겠다”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는 또 하 부회장 체제에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클라우드 게임 등에 적극 투자해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선보이며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5G 콘텐츠 수출 등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홍콩텔레콤, 대만 청화텔레콤 등 여러 해외 통신사업자에 5G VR 등을 수출했다. 5G 콘텐츠 수출액은 현재까지 1000만 달러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AR, VR 등 5G 콘텐츠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5G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다. 이는 최근 5년 간 관련 분야에 집행한 연 평균 투자액보다 두 배 가량 많은 규모다.
LG유플러스는 또 B2C에서 시작된 5G가 B2B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스마트팩토리, 드론, 모빌리티 등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우선 ‘선 없는 공장’ 조성을 목표로 5G 스마트팩토리를 국내 공장에 구축해 실증단계로 이어갈 계획이며, 모빌리티 영역은 지난해 기반을 마련한 5G 자율주행기술을 고도화해 사업기회 확장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총 2조6000억 원을 투자했다. 전년보다 86.7% 증가한 수치다. 특히 5G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해 4월 이후 매 분기 70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하 부회장이 강조하는 차별화된 5G 경쟁력과 미래 사업기반 확보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할 계획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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