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등 업황 부진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알 카타니 대표가 어떤 재무구조 개선책을 내 놓을지 주목된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쓰오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3월 말 기준 부채비율(개별재무제표 기준)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94.6%로 집계됐다.
동종업계인 타 정유사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SK이노베이션 22.6%, GS칼텍스 102.6%, 현대오일뱅크 143.0%로 집계됐다.
이에 현재 에쓰오일의 수장을 맡고 있는 후세인 에이 알 카타니 대표가 재무구조 악화라는 난제에 직면했다. 알 카타니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으로 사우디 킹파드대학교의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사우디 아람코에서 29년 간 근무하면서 생산,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에쓰오일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약 4조8000억 원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1단계인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다운스트림(ODC)에 투자했다. RUC·ODC 설비는 '단군 이래 석유화학 최대 투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대규모의 프로젝트로 꼽힌다. 지난 2018년 11월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이어 2024년까지는 1단계 프로젝트 대비 투자금이 약 2조2000억 원 증가한 약 7조 원을 투자하는 석유화학 프로젝트 2단계인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검토하고 있다. 프로젝트 완료 시기는 2024년으로 정해졌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프로젝트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로 인한 투자 단행에 에쓰오일의 부채비율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기업의 부채비율은 3월 말 기준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그렸다. 2016년 3월 말 기준 101.3%에 그쳤던 부채비율은 2017년 144.8%, 2018년 146.2%, 2019년 152.0%, 2020년 194.6%로 4년 새 93.3%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의 재무건전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과 국제유가 폭락 등 업황 부진으로 인해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탓이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1조74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향후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문제점이다. 정제마진이 6월 2주차까지 14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분기까지 연속적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재무 지표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가운데, 에쓰오일이 알 카타니 대표 체제서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해당 프로젝트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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