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배당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해 배당금(중간배당+결산배당)을 보통주 기준 1주당 3000원으로 결정했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이노베이션의 배당금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은 지난 해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1주당 1400원으로 결정했다. 직전년도(6400원) 대비 78.1% 감소했다.
이 기간 중간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1주당 1600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결산 배당금이 대폭 감소한 데 영향을 받아 중간 배당금과 결산 배당금을 합산한 연간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8000원에서 3000원으로 62.6% 쪼그라들었다.
정유업계 4사는 지난 해 실적 부진을 겪었는데, SK이노베이션 역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한 탓에 배당금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2019년 연간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조2693억 원, 658억 원으로 집계되며, 직전년도(2조1032억 원, 1조6990억 원) 대비 39.6%, 96.1%씩 감소했다.
정유업계의 본 사업인 정유사업이 부진했던 탓이다. 정유사업은 정제마진 하락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구입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다. 그 이하를 기록할 경우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입게 된다. 지난 해 평균 정제마진은 1달러선에 머물렀다.
화학사업 역시 부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축소로 올레핀, 아로마틱 제품 등의 스프레드(원유가 대비 제품가격의 격차)가 낮아진 데 영향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배당금 총액은 2017년 7456억 원, 2018년 7083억 원, 2019년 264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과 2018년에는 7000억 원 이상을 지켰지만, 2019년에는 3000억 원 이하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계는 그동안 고배당주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종목이었다. 하지만, 실적 부진으로 인해 배당금을 대폭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배당으로서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올해 실적 전망은 지난 해보다 더욱 어두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유가가 급락한 데다 이익의 핵심인 정제마진 역시 악화되면서 실적 악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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