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지주사와 맺은 브랜드 사용료를 분석한 결과, LG화학의 향후 실적이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브랜드 사용료는 매출 예상치를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LG그룹이 예상하는 해당 계열사의 향후 실적 성장세를 반영한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그룹 지주사 ㈜LG의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를 분석한 결과, ㈜LG는 LG전자 등 9개 계열사와 향후 3년간(2020~2022년) 9456억 원 규모의 LG 브랜드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LG는 그동안 1년 단위로 주요 계열사들과 브랜드 사용계약을 맺었으나 3년으로 계약기간을 늘렸다. ㈜LG가 9개 계열사와 맺은 브랜드 사용료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평균 3152억 원 규모다. 올해 브랜드 사용료(2680억 원, 추정)보다 17.6% 늘어난 수준이다.
계열사별로는 LG전자와 맺은 브랜드 사용료 거래금액이 3년간 3518억 원으로 가장 많고, LG화학(2409억 원), LG디스플레이(1350억 원), LG유플러스(818억 원)가 뒤를 이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LG전자가 1173억 원으로 유일하게 1000억 원을 넘었고, LG화학이 803억 원, LG디스플레이가 450억 원, LG유플러스가 273억 원이다. LG상사는 연평균 브랜드 사용료가 27억 원으로, 9개 계열사 중에는 적었다.
주요 계열사의 향후 3년간 연평균 브랜드 사용료를 올해(추정)와 비교하면 LG화학이 47.9%로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LG그룹은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2%를 브랜드 사용료로 책정한다. 매출 전망이 브랜드 사용료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인 셈이다. LG화학의 높은 브랜드 사용료 증가율은 주요 계열사 중 향후 매출 신장폭이 가장 클 것이라는 그룹 내부 전망을 반영한다.
증권가에서도 LG화학의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LG화학 실적 전망을 종합하면, 매출 규모가 올해 29조 원대에서 내년 38조~39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의 매출 증가는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배터리 부문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배터리 매출은 올해 8조 원대에서 내년 15조~16조 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LG화학에 이어 LG상사(30.2%)와 LG CNS(21.8%)가 각각 브랜드 사용료 증가율 2, 3위에 올랐다. 또 LG이노텍(13.4%), LG전자(13.1%), LG생활건강(11.8%)이 10% 이상 늘었다.
반면, 최근 국제 LCD 시장 상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LG디스플레이의 브랜드 사용료 증가율은 0.2%로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낮았다. 올해 499억 원인 LG디스플레이의 브랜드 사용료는 향후 3년간 연평균 450억 원으로 책정됐다.
증권가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이 올해 23조 원대에서 2020년과 2021년 24조~25조 원대로 소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임원·담당조직 25% 감축과 재배치 등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과거와 같은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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