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게임 상장사 중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 2017년 이후 게임업계 연구개발비 1위를 지켜온 넷마블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엔씨소프트와의 연구개발비 격차를 벌리고 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게임 상장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넷마블은 올 들어 3분기까지 3326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이 회사 3분기 누적 매출(1조6237억 원)의 20.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00억 원 이상인 게임업종 상장기업 중 가장 많다.
넷마블의 3분기 누적 R&D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2988억 원)보다 11.3% 늘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전년 동기(19.5%)보다 1.0%p 증가했다.
넷마블은 최근 인공지능(AI) 연구에 집중하면서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세운 AI 게임기술 연구·개발 전담조직 AI센터에서 AI 기반으로 게임 서비스와 운영을 고도화하는 콜럼버스 프로젝트, 게임 및 AI 플레이어 개발역량을 강화하는 마젤란 프로젝트 등 지능형 게임 기술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넷마블에 이어 엔씨소프트가 올해 1~3분기 R&D에 2190억 원을 써 2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18억 원)보다 3.4% 늘어난 금액이다. 이 회사의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매출(1조1674억 원)의 19.0%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16.0%)보다 3.0%p 올라갔다.
엔씨소프트 역시 그래픽 품질 향상, 전투 규모 확대 등 게임 성능 강화와 함께 AI 연구가 R&D 투자의 큰 비중에 차지한다. 넷마블보다 앞서 AI 연구를 시작한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 직속 조직으로 AI센터와 NLP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에서 150여명의 AI 전문인력이 소속돼 있다.
이처럼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모두 R&D에 사활을 걸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넷마블이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년까지 엔씨소프트의 연구개발비가 넷마블을 월등하게 앞섰다. 2016년 엔씨소프트가 매출의 19.3%인 1901억 원을 R&D에 투자한 반면, 넷마블은 매출의 1.7%인 260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2017년 넷마블이 전년보다 1099.6% 늘어난 3119억 원을 R&D에 투입, 엔씨소프트를 앞질렀다. 엔씨소프트도 2017년 연구개발비를 전년보다 944억 원 늘렸지만, 넷마블에 미치지 못했다. 넷마블은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010억 원 증가한 4129억 원을 R&D에 투자하면서 엔씨소프트와의 연구개발비 격차를 1382억 원으로 늘렸다. 올해도 두 회사의 3분기까지 누적 연구개발비 차이는 1112억 원에 달한다.
국내 게임 상장사 연구개발비 3위는 NHN으로, 1~3분기 R&D에 1078억 원을 썼다. 3분기 누적 매출(1조885억 원)의 9.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NHN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1007억 원)보다 7.0% 늘어났다.
이밖에 펄어비스(616억 원), 컴투스(382억 원), 위메이드(238억 원)도 R&D 투자금액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데브시스터즈(8억7756만 원), 한빛소프트(8억2619만 원), 미투온(4억7200만 원)은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가 10억 원을 밑돌았다. 특히 소셜 카지노 게임 개발기업인 미투온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0.6%로, 유일하게 1%에 미치지 못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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