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등재된 한솔제지에서 올해 상반기 대표이사보다 5배 가까이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동길 회장의 형인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도 대표이사보다 2배 이상 많은 보수를 받았다.
대표이사 등 등기이사는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경영 현안을 결정하고 법적 책임을 지는 반면, 미등기임원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 이 같은 이유로 통상 대표이사의 보수가 미등기임원보다 월등히 많지만, 일부 총수일가 미등기임원은 다른 미등기임원은 물론 대표이사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솔그룹 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솔제지에서 23억31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이상훈 대표이사(5억100만 원)보다 4.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동길 회장의 지난해 총 보수(29억9000만 원) 역시 대표이사(5억1300만 원)보다 5.8배 많았다.
조동길 회장과 다른 미등기임원의 보수 격차 역시 매우 컸다. 올해 상반기 조동길 회장을 뺀 한솔제지 미등기임원 18명의 평균 보수는 1억3394만 원으로 집계됐다. 조동길 회장의 보수는 이보다 17.4배 많다. 지난해 총 보수 역시 조동길 회장이 다른 미등기임원보다 18.1배 많았다. 조동길 회장은 한솔제지의 지분 30.49%를 보유한 한솔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8.95%)다.
조동길 회장의 형인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도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한솔케미칼에서 상반기 박원환 대표이사보다 2.1배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조동혁 회장의 상반기 급여는 13억2700만 원으로, 대표이사(6억3400만 원)보다 6억9300만 원 많았다. 조동혁 회장과 대표이사의 지난해 총 연봉 격차는 4.3배로 올해보다 더 컸다.
조동혁 회장 보수도 조동길 회장가 마찬가지로 나머지 미등기임원에 비해 월등히 높아 올해 상반기는 11.3배, 지난해는 20.0배의 격차를 보였다. 조동혁 회장은 한솔케미칼의 최대주주로, 지분 14.47%를 보유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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