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테크건설의 수익성·건전성·자본적정성 지표가 안찬규 대표 연임 이후 모두 악화됐다. 안 대표가 재임 1기 이뤄냈던 실적 개선세 역시 뒷걸음질 쳤다. 특히 수익성 지표는 안 대표 취임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안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이테크건설이 공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연결·누적) 기준 이테크건설의 매출 규모는 8951억 원, 영업이익 555억 원, 당기순이익 3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6552억 원) 36.6%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622억 원)과 당기순이익(360억 원)은 각각 10.7%, 15.1%씩 줄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이테크건설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안찬규 이테크건설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전보다 쪼그라든 상태다. 오너일가인 이복영 이테크건설·삼광글라스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이테크건설을 이끌고 있는 전문경영인 안찬규 대표는 지난 2016년 5월 취임했다. 지난 2018년 초 연임에 성공했고, 임기 만료는 오는 2021년 3월이다.
안 대표 취임 이전인 2015년 상반기 이테크건설의 매출 규모는 5323억 원이었다. 이듬해인 2016년(상반기 기준) 4934억 원, 2017년 5806억 원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이테크건설의 매출 규모는 2018년 상반기 5664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올해 8951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68.2%나 급증했다.
가파른 매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2015년 상반기 547억 원이었던 이테크건설의 영업이익 규모는 2016년(상반기 기준) 436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7년 548억 원, 2018년 622억 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그러나 안 대표의 재임 2기인 2019년 555억 원을 기록하면서 하락 전환됐다.
당기순이익은 안 대표 취임 이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15년 상반기 330억 원이었던 이테크건설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2018년 상반기 360억 원으로 3년 사이 9.1%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년 전보다 7.5%, 1년전보다 15.1% 줄어든 305억 원에 그쳤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테크건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매출원가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테크건설의 매출원가 규모는 2015년 상반기 4530억 원에서 2019년 상반기 8131억 원으로 4년 만에 79.5%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68.2%)보다 1.3%포인트 더 가파른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매출원가율) 역시 85.1%에서 90.8%로 5.7%포인트 상승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 총자산이익률 역시 4년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테크건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5년 상반기 10.3%에서 올해 상반기 6.2%로 4.1%포인트 줄었다. 1년전 동기(9.5%)와 비교해도 3.3%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매출액순이익률 역시 2015년 상반기 6.2%에서 올해 상반기 3.4%로 2.8%포인트 쪼그라 들며 반토막 났다.
총자산이익률(ROA)은 0%대에 진입했다.
2015년 상반기 2.2%였던 이테크건설의 ROA는 올해 상반기 0.4%로 1.8%포인트 급감했다. 안 대표 취임 이후 이테크건설의 ROA가 0%대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개선세를 보였던 건전성지표인 부채비율과 자기자본 비율도 1년 전보다 하락해 빨간불이 켜졌다.
이테크건설의 부채비율은 2015년 상반기 365.6%에서 2018년 상반기 279.4%로 3년 연속 하락하면서 꾸준히 개선돼 왔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348.1%로 1년 전보다 68.7%포인트나 급증하면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기자본 비율 역시 2015년 상반기 21.5%에서 2018년 상반기 26.4%로 3년 연속 증가하다가 올해 22.3%로 하락 전환됐다. 1년 사이 4%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차입금의존도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이테크건설의 차입금의존도는 53.2%로 전년 동기(53.3%) 대비 0.1%포인트, 4년전(55.9%) 대비 2.7%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대한건설협회에 공시된 '2018년도 종합건설업체의 경영상태 평균비율'을 보면 업계 평균 차입금의존도는 21%다. 2019년도 시공능력평가액에 적용되는 평균비율 역시 21%다.
이에 따라 안찬규 이테크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1956년생인 안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인물로 두산건설 전무와 한화건설 상무 등을 거쳐 지난 2016년 5월 이테크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2018년 한차례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다.
그러나 안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이후 이테크건설의 수익성·건전성·자본적정성 지표가 모두 하락세로 전환됨에 따라 남은 임기 동안 돌파구를 마련하고 경영능력을 또 다시 입증받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