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부문에선 1위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 지표도 상대적으로 나빠, 외형 성장에 비해 내실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투자협회에 재무상태를 공시한 5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미래에셋대우는 총 66조6838억 원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해 업계 규모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한국투자증권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미래에셋대우는 1970년에 설립된 동양증권이 전신으로 1983년 대우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99년 대우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2000년 최대주주가 한국산업은행으로 바뀌었다. 2010년 KDB대우증권으로 사명이 변경됐고 2016년 미래에셋금귱그룹에 편입되면서 사명이 미래에셋대우로 또 다시 바뀌게 됐다. 그 해 12월 미래에셋증권과 통합 미래에셋대우를 출범하면서 현재의 기틀을 마련했다.
출범 첫 해인 2017년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자산 규모는 57조4172억 원이다. 같은 해 57개 증권사의 총 자산 규모는 438조1583억 원인데, 그 중 13.1%를 미래에셋대우가 차지한 셈이다.
작년에는 자산 규모가 더 늘어났다. 2018년말 기준 미래에셋대우 자산은 66조6838억 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16.1% 증가했다. 이 기간 증권업계 총 자산 규모는 438조1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했는데, 미래에셋대우는 업계 증가율보다 15.9%포인트 더 가파른 자산 증가율을 기록했다.
외형적 성장을 이룬 것과는 달리 수익성 지표는 후퇴했다.
지난해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영업수익은 11조2772억 원, 영업이익 5412억 원, 당기순이익 4340억 원이다. 직전년도(영업수익 9조6468억 원, 영업이익 5532억 원, 당기순이익 4244억 원)와 비교하면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1%,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경쟁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수익은 5조9768억 원에서 7조8388억 원으로 31.2%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11.%, 6.6% 증가한 6706억 원, 5035억 원을 기록했다. 결국 미래에셋대우는 한국투자증권보다 3조4385억 원이나 더 많이 벌어들이고도 695억 원가량 적게 남긴 셈이다.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2017년 478억 원에서 2018년 695억 원으로 217억 늘어났다.
수익성지표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7%로 1.2%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보다 0.5%포인트 낮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한국투자증권이 앞서 나갔다.
2018년말 미래에셋대우의 ROE는 5.6%로 11.7%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의 ROE보다 6.1%포인트 저조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자산규모에 비해 각종 경영지표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임에 성공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부회장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27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최현만, 조웅기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2017년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후 최고사령탑을 맡아 온 두 대표가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약과 빠른 내부 안정화를 이뤄냈던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최현만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시장의 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가치를 발휘하자고 언급했던 만큼 향후 두 대표의 경영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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