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유한양행의 도입의약품 매출(상품매출) 규모가 전체 매출의 72%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평균보다 28.5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도입약 의존도가 매출의 절반을 넘는 곳은 유한양행을 포함해, JW중외제약(50.55%) 등 2곳이다. 톱10 제약사 가운데 도입약 비중이 10%대에 그친 곳은 한미약품이 유일했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당기순이익 상위 10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도입의약품 매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이 72.2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의 상품매출 비중이 43.74%인 것과 비교하면 28.55%포인트나 높다.
상품매출은 해당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약이 아니라 타 제약사가 개발한 제품을 판매해 얻은 매출을 의미한다. 도입의약품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매출 증대를 위한 지나친 도입약 의존은 국내 제약사의 상품개발을 저해시킨다는 지적과 함께, 해당 약품의 특허 또는 계약 기간 만료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러한 유한양행의 극심한 도입약 의존도는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기업 이념과는 상반되는 것이여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유일한 창업주는 '투명'과 '정직'을 강조해 온 경영인으로,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유한양행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창업주는 막대한 재산을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인물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의 책임감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누적 규모는 7916억 원이다. 같은 기간 총 매출 규모는 1조951억 원으로 도입약 매출 비중은 72.29%에 달한다. 직전년도 동기(73.77%)와 비교하면 1.49%포인트 줄었으나 업계 평균(43.74%)보다 28.55%나 높아 여전히 높은 비중을 실감케 한다.
특히 당기순이익 상위 10개 제약사 가운데 도입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곳은 유한양행과 JW중외제약이 유일한데, 유한양행은 2위를 기록한 JW중외제약의 의존도 50.55% 보다도 21.74%포인트 높다.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규모는 상위 10개 제약사의 전체 상품매출 규모(2조6059억 원)의 30.4%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JW중외제약은 2018년 3분기 기준 상품매출 비중이 50.55%를 기록했다. 상품매출 규모는 2071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1910억 원)보다 161억 원가량 줄었지만 도입약의존도는 50.56%에서 0.01%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녹십자와 광동제약은 각각 45.14%, 43.64%의 상품매출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광동제약의 경우 직전년도 동기(52.21%)보다 비중이 8.57포인트 줄어들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대웅제약과 보령제약은 각각 40.98%, 36.4%의 상품매출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종근당 36.26%, 동아에스티 31.52%, 일동제약 29.53% 순이었다.
한미약품의 2018년도 3분기 상품매출 규모는 912억 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적었다. 전체 매출에서 도입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6.5%로 10개 제약사 중 유일하게 10%대의 의존도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상품매출 비중은 직전년도(18.01%)보다 1.51%포인트나 줄었는데, 같은 기간 매출 규모는 오히려 5.49%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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