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KB증권이 통합 출범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희망퇴직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가 내년 시장 불황에 대비해 인력 재조정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은 1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만 43세(1975년생) 이상의 직원으로 근속연수와 연령에 따라 27~31개월치의 급여와 퇴직금, 생활지원금과 전직지원금 명목으로 3000만 원을 별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의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2017년 1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 이후 처음으로 단행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업계 불황이 예고되는 만큼 선제적 몸집 줄이기로 보고 있다.
데이터뉴스가 국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KB증권 등 주요 증권사 6곳의 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기준 총 직원 수는 1만6490명으로 집계됐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수는 1만3050명, 기간제 근로자 수는 3440명이었다.
이 기간 KB증권의 직원 수는 총 2832명으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올해 3분기 기준 KB증권의 당기순이익(2434억 원)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눠 산정한 ‘직원 1인당 생산성’은 8500만 원 수준으로 업계 5위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평균 직원 1인당 생산성이 1억14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25%나 적은 수준이다.
KB증권은 자본규모(2018년 3분기 기준) 4조4556억 원으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에 이어 업계 4위다. 반면 당기순이익 규모는 업계 6위로 자본 규모가 3조3005억 원인 메리츠종금(2554억 원)보다 적은 상태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7.4%로 가장 높은 한국투자증권(12.7%)보다 5.3%포인트나 낮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증권 업계 불황이 예고된 상태에서 KB증권이 조직 효율화를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노조측의 요구로 희망퇴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지난 2017년 1월 출범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자본 규모는 8조2162억 원으로 업계 1위다. 자본규모 업계 2위인 NH투자증권(4조9767억 원)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반면 ROE와 직원 1인당 생산성 등 여러 수익성 지표들은 저조한 상태다. 올해 3분기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3821억 원으로 업계 2위다. 1위인 한국투자증권(4135억 원)보다 314억 원이나 적은 규모다. 이 기간 ROE는 6.5%로 6개 증권사 가운데 최하위다.
직원 1인당 생산성 역시 꼴찌다. 3분기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총 직원 수는 4538명으로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다. 반면 직원 1인당 생산성은 8400만 원으로 KB증권(8500만 원)보다 100만 원가량 적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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