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7%, 9.9%씩 감소했다. 삼성그룹 상장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순익이 모두 감소했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그룹 상장 금융계열사 4곳(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기준 총 영업이익(연결·누적 기준)은 4조4019억 원, 당기순이익은 3조27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영업이익 3조5459억 원, 당기순이익 2조8762억 원) 대비 각각 24.1%, 13.9%씩 증가한 수치다.
그 중 삼성카드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매출(영업수익)은 3조139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8248억 원) 대비 6.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 9.9%씩 감소한 3749억 원, 2750억 원을 기록했다. 많이 벌고도 적게 남긴 셈이다.
수익성 지표 역시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1.7%였던 총자산이익률(ROA)는 올해 3분기 1.4%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전년 동기(6.1%) 대비 0.7%포인트 줄어든 5.4%에 그쳤다.
이에 따라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부담이 커졌다. 원 대표는 1960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인물이다. 2005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인사팀 상무, 2011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 팀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1월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원 대표는 29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해 온 정통 '삼성맨'으로 그룹 내 손꼽히는 인사 전문가다. 그러나 취임 당시 금융권 이력이 전무한 상태여서, 업계의 주목을 더 끌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원 대표는 올 초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금융 계열사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고,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던 최근 인사에서도 CEO직을 유지했다. 다만 18년간 단독 계약을 체결해 온 코스트코와의 재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데다 업계 불황, 실적 악화 등 여러 악재가 이어져 발걸음이 무겁다.
삼성화재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고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삼성화재의 올해 3분기 매출 규모는 16조7676억 원, 영업이익은 1조2428억 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16조7156억 원, 영업이익 1조1249억 원) 대비 각각 0.3%, 10.5%씩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172억 원에서 9156억 원으로 10%가량 줄어든 상태다.
올해 3월 취임한 최영무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화재 첫 내부승진 CEO다. 1987년 그룹 공채로 삼성화재에 입사한 최 대표는 인사팀, 전략영업본부, 자동차보험본부 등 주요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는 최 대표가 취임한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내부 사정에 정통한 만큼 향후 보여줄 경영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크게 늘었다.
삼성그룹 상장 금융계열사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큰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조3799억 원, 당기순이익 1조7883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미 지난 2017년도 실적(영업이익 1조6906억 원, 당기순이익 1조2632억 원)을 뛰어 넘은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선임된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취임 첫해 성적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 대표는 1960년생으로 2001년 삼성생명 기업구조조정본부 상무, 2012년 삼성카드 경영지원실 실장 부사장, 2015년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삼성생명이 업계 불황 예고와 지배구조 개편 압박 등 안팎으로 난제에 봉착한 상황에서도 수익이 증가한 만큼, 남은 분기 동안 현 대표가 보여줄 경영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 상장 금융계열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4043억 원으로 전년 동기(2783억 원) 대비 4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2099억 원에서 2968억 원으로 41.4% 늘어났다.
삼성증권의 실적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장석훈 부사장은 지난 11월26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공식 대표이사로 추천됐다.
장 대표는 1963년생으로 2009년 삼성증권 전략인사실장, 2013년 삼성화재 인사팀 담당임원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2월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구성훈 전 삼성증권 대표가 '우리사주 배당사고' 여파의 책임을 지고 사임 한 이후인 지난 7월부터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 왔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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