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통계청(청장 강신욱)이 퇴직자들이 계속 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2개 비영리단체에 대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개 단체에는 기관 회원으로 가입해 연간 2000만 원의 연회비를 지급하고 있었다.
15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천원미갑)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통계청 계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통계청 발주 수의계약 규모는 127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일반·수의 계약) 계약 규모(2398억 원)의 53.3% 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반·수의 계약은 지난 5년간 추정가격 2000만 원 이상인 경우만을 집계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국통계진흥원(원장 정규남)과 한국통계정보원(원장 안정임)은 지난 5년간 수의 계약으로 202억 원을 챙겨갔다. 같은 기간 전체 수의계약(1277억 원) 규모의 16%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통계진흥원은 올해 라오스 통계역량강화 사업비 14억 원 등을 비롯해 총 43건, 116억 원을 통계청과 수의 계약했다. 한국통계정보원 역시 총 12건, 86억 원 규모의 계약을 경쟁 없이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국통계진흥원은 현 정규남 원장을 비롯해 과거 9명의 대표자가 모두 통계청 공무원 출신이다. 한국통계정보원 역시 안정임 원장을 비롯해 과거 4명의 대표자 모두 통계 공무원 출신이었다.
김 의원은 “현직에 있을 때 일감을 주고, 퇴직해 해당 단체에 취업하는 것을 공직자 윤리법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면서 “통계청 퇴직자 단체를 수의계약 가능 기관으로 지정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국가사무를 위탁할 수 있는 기관으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수의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규남 한국통계진흥원 원장은 1959년생으로 용산고와 성균관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1986년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 2000년 통계청 물가통계과 과장, 2007년 통계청 혁신기획관, 2011년 통계청 사회통계국 국장, 2013년 통계청 차장 등을 역임하다가 지난 2017년 12월 한국통계진흥원 원장으로 선임됐다.
안정임 한국통계정보원 원장은 1958년생으로 1986년 통계청 전산사무관, 2003년 통계청 통계조정과장, 2009년 통계청 부이사관, 2012년 통계청 통계정보국장, 2014년 통계청 통계교육원장, 2015년 통계청 통계데이터허브국장 등을 거쳐 지난 2016년 4월 한국통계정보원 원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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