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이윤혜 기자] 최근 공항, 은행, 관공서 등 공공장소에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 설치가 크게 늘고 있지만, 장애인 이용에 제약이 커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공항에 설치된 셀프체크인 기기 대부분이 장애인 접근성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국회입법조사처 발간 ‘키오스크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제고 방안’ 보고서(김대명 입법조사관)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국내 공항에 설치된 셀프체크인 기기 중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는 기기는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가 한국공항공사에 요청해 파악한 공항 셀프체크인 기기 현황을 보면, 김포, 김해, 제주, 대구, 청주, 울산, 광주, 여수공항에 설치된 총 175대의 셀프체크인 기기 중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는 기기는 2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9월에 장애인 접근성을 준수하는 기기 2대가 설치될 예정이지만, 이를 포함해도 조사 대상 셀프체크인 기기의 2.3%만 장애인의 이용이 가능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텍스트와 이미지 기반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 주류인 키오스크는 비장애인에게는 직관적이고 편리할 수 있지만, 저시력자, 시각장애인, 휠체어 사용 장애인 등은 오히려 더 불편하고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시중은행의 금융자동화기기(ATM)의 93%.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무인민원발급기의 59%가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해 공항 키오스크에 비해서는 장애인 접근성 준수율이 높은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처럼 공항 셀프체크인 기기의 장애인 접근성이 특히 나쁜 것은 무인민원발급기와ATM과 달리 장애인 접근성을 규정하는 법령상 근거가 없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무인민원발급기와 ATM 등 일부 기기를 제외하면 공항 셀프체크인 기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키오스크에 대해 장애인 접근성을 규정하는 관련 법령이 없는 실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키오스크 사용이 보편화된 뒤 장애인 접근성 논의가 시작되면 사회적 혼란과 비용 낭비가 불가피해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차원에서 키오스크 설치현황, 장애인 접근성 보장 여부 등에 대한 기본 조사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보고서는 우선 키오스크 설치 및 이용현황, 장애 유형에 따른 접근성 보장내용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키오스크의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령과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국내 키오스크 제조사들이 대체로 영세한 실정을 고려해 비용지원, 우선구매 등 키오스크의 장애인 접근성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한 지원정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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