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기내식 대란에 이어 박삼구 회장의 갑질 논란 등으로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하락이 멈추질 않고 있다.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에 밀려 시가총액 3위로 내려 앉은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4위 진에어와의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급기야 상장을 앞둔 티웨이항공에도 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이대로 가다간 국내 상장 항공사 중 시총 최 하위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주요 항공사의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 13일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8599억 원으로 제주항공(1조2085억 원)에 비해 3500억 원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제주항공의 71% 수준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체로 아시아나항공이 앞서면서 대한항공에 이어 2위 자리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제주항공과의 시가총액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3위 자리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1년 전인 2017년 7월 13일 1조1883억 원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6개월 뒤인 지난 1월 12일 1조252억 원으로 간신히 1조 원 대를 유지했지만, 6개월 만에 1600억 원 이상 감소하면서 8000억 원 대로 하락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지난 1월 12일 9054억 원이었던 시가총액이 6개월 만에 3000억 원 이상 늘어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이 제주항공에 크게 밀리는 것은 수익성과 성장성의 경쟁력이 떨어진데다 기내식 대란 등으로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 실적을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제주항공에 비해 매출은 6배 이상 많지만, 영업이익은 2.7배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두 기업의 영업이익 격차가 크게 줄어 아시아나항공이 제주항공의 1.4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제주항공이 월등이 앞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3년간 1.8~4.5%의 영업이익률을 보인 반면, 제주항공은 8.5~10.2%로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제주항공의 영업이익률(15.0%)이 아시아나항공(4.0%)보다 4배 가까이 높다. 1분기 당기순이익도 아시아나항공이 54억 원 손실을 본데 비해 제주항공은 369억 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아시아나항공이 크게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지속적으로 부채비율을 줄여왔음에도 여전히 600% 가량으로 제주항공(약 150%)보다 4배 가량 많다.
이처럼 기업의 덩치는 아시아나항공이 훨씬 크지만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은 제주항공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
더구나 아시아나항공은 또 다른 저가항공사 진에어와의 시가총액 격차도 크게 줄어 3위 자리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에어는 최근 조현민 전 부사장의 외국인 등기이사 불법재직 문제로 면허 취소 위기에 몰리면서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아시아나항공과 격차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지난 1월 12일 2092억 원에서 6개월 만인 지난 13일 934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아시아나항공와 진에어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상장을 앞둔 저가항공사 티웨이항공에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월 상장 예정인 티웨이항공의 시가총액은 8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이 조만간 실적 개선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저가항공을 포함한 국내 상장 항공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낮은 기업으로 떨어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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