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계열사] 삼성전자 '그늘' 벗어난 삼성전기·삼성SDI

갤럭시 판매량 주춤해도 실적 굳건...거래처 다변화 등 신규 수익원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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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삼성전자 영향권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0여년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명암에 따라 직접적인 실적영향을 받아왔으나, 최근 몇년간 거래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등 신규 수익원 창출에 힘써왔다.

이를 통해 두 회사 모두 올 상반기에는 ‘갤럭시’ 판매량과 무관한 실적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

1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의 최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실적은 부진한 반면,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IM부문은 올해 상반기 약 52조9987억 원의 매출과 6조128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조기 출시 등으로 1분기 실적을 개선했지만, 2분기에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정체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반면, 삼성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 기판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상반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 IM부문과 궤를 같이 해온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상반기에 매출 3조9100억 원, 영업이익 329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향상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도 4조652억 원의 매출과 191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이는 두 기업이 그동안 추진해온 신규 매출원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의 선전이 주효하고 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부착돼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 TV, 자동차 등에 두루 쓰인다. 최근 공급이 따르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기의 효자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 등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솔루션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 31.4%에서 올해 1분기 37.7%로 증가했다. 컴포넌트 솔루션 생산실적도 1740억 개에서 2092억 개로 늘었고, 생산라인 가동률도 70.0%에서 87.0%로 증가했다.

반면,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는 모듈 솔루션 부문의 매출 비중은 49.7%에서 44.1%로 줄었다. 

컴포넌트 솔루션은 삼성전기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키고 있다. 1분기 삼성전기 모듈 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은 1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 줄었지만, 컴포넌트 솔루션은 1734억 원으로 407.0% 증가했다. 

삼성SDI는 지난해까지 적자를 이어온 에너지 솔루션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2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생산하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3.0%에서 올해 1분기 74.0%로 늘었다. 반면, 스마트폰 관련 부품 등을 공급하는 전자재료 부문 매출 비중은 37.0%에서 26.0%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1162억 원 영업손실을 본 에너지 솔루션 부문은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중대형 전지 공급이 늘었고, 상업·전력용 ESS 판매도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전자재료 부문의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

관련업계는 삼성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새로운 수익원이 당분간 활황을 이어갈 전망이어서 이들 기업의 삼성 스마트폰 의존도가 더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