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한화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1.4%나 급감하면서 수익성 지표가 하락했다.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 역시 상위 6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한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겁다.
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화손해보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397억 원, 당기순이익은 2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도 동기(영업이익 509억 원, 당기순이익 374억 원) 대비 각각 22%, 21.4%씩 감소한 수치다.
올해 겨울 폭설과 한파 등으로 인한 계절적 요인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됨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높을수록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급된 보험료가 더 많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업계 당기순이익 6위인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7년 1분기 78.8%에서 올해 1분기 82.1%로 3.3%포인트 증가했다. 업계 5위의 메리츠화재의 증가폭(77.3%→78.8%)보다 1.5%포인트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해상·장기보험 등을 모두 포함한 한화손보의 전체 손해율은 82%로 직전년도 동기(82.4%)보다 되려 0.4%포인트 감소했다.
대신 한화손보의 경우 사업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사업비율은 사업비를 보험료로 나눈 수치를 말하는데 값이 높아질수록 비용 효율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업비 증가는 전반적인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1분기 한화손보가 사용한 사업비는 총 1506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1416억 원) 대비 24% 증가했다. 사업비율도 지난해 1분기 23.1%에서 올해 25.7%로 2.6%포인트 증가했다.
사업비 내역을 살펴보면 일반관리비가 45.8%인 689억 원, 급여가 22%인 331억 원, 대리점수수료가 13.8%인 208억 원이다. 그 중 직전년도 동기대비 증가폭이 가장 큰 항목은 대리점수수료 부문이다.
한화손보가 지급한 대리점수수료는 지난해 1분기 165억 원에서 올해 209억 원으로 1년 새 26.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업비 항목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1.7%에서 13.8%로 2.1%포인트 늘어났다.
지급여력(RBC)비율 역시 당기순이익 상위 6개 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다.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 1조 이상 손해보험사 6곳의 평균 RBC비율은 205.7%다. 반면 이 기간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173.8%로 6개 손보사 가운데 꼴지다. 업계 평균보다 31.9%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특히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180.7%)보다 6.9%포인트나 감소했다. 지난해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RBC비율이 상승했으나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셈이다. 금융당국 권고기준인 150%보다는 높지만 오는 2021년 시행되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금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한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의 고심이 깊어졌다.
박 대표는 1957년생으로 경기고와 한국외대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했다. 캡제미니언스트영컨설팅 금융부문 이사, 동부화재 상품고객지원실 실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한화손보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연임에 성공한 상태다.
업계는 박 대표의 승진 이후 첫 성적표가 악화된 상태에서 뚜렷한 경영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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