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롯데카드가 영업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직전년도 대비 16%나 상향 책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 배당금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롯데카드의 경우 주주 구성원의 100%가 계열사 및 오너일가로 꾸려져 있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롯데카드가 공시한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7년 롯데카드의 영업이익은 1032억 원, 당기순이익은 4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도(영업이익 1356억 원, 당기순이익 1105억 원) 대비 각각 57.6%, 23.9%나 감소한 수치다.
업계가 롯데카드의 배당금에 주목하는 이유는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도 배당금과 배당성향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월22일 의사회 결의를 통해 주당 배당금을 290원으로 책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직전년도(250원)보다 16%나 증가한 수치다. 총 배당지급금도 186억8501만 원에서 216억7462만 원으로 1년 사이 30억 원가량 늘어났다.
총 배당지급금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 역시 2016년 16.9%에서 2017년 46.3%로 29.4%포인트 상승했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짐을 의미하며 이는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배당금은 이익잉여금을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영업 실적 감소가 반드시 배당금 축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17년 롯데카드의 이익잉여금은 1조8265억 원으로 직전년도(1조7897억 원) 대비 2.1%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는 카드 수수료 인하와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올해 카드 업황이 지난해보다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태에서 롯데카드가 무리한 배당에 나섰다고 지적한다.
특히 롯데카드는 자사 최고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지난 2011년(1822억 원)에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아 이러한 논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11년도 주당 당기순이익은 2016년도(1426원)보다 41.5%, 2017년도(729원)다 70.1%나 높은 2436원이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배당금 확대가 오너일가 배불리기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7만89주(지분율 93.78%)를 보유한 롯데쇼핑이다. 이어 계열사인 롯데캐피탈과 부산롯데호텔이 각각 3431주(4.59%), 763주(1.02%)를 보유 중이다. 오너일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3주(0.27%),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주 에스디제이 회장이 각 127주(각 0.17%)씩을 보유하고 있다.
즉 롯데카드의 배당금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활용되었다면, 이는 역설적이게도 롯데그룹 계열사와 오너일가를 위한 배당이 되어버린 셈이다.
특히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주식 378만4292주(13.46%)를 보유한 2대주주다. 회사 분할합병으로 롯데쇼핑의 최대주주가 된 롯데지주는 롯데알미늄을 다시 최대주주로 두고 있으며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롯데홀딩스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주주가치 제고 의도가 합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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