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삼성그룹과 LG그룹의 전자부품 관련 계열사들이 지난해 큰 폭의 실적 향상을 이룬 가운데, 삼성 계열사들이 영업이익률에서 다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의 전자부품 계열사들은 TV·모바일·IT 디스플레이 분야(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기판, 카메라 모듈 등 전자부품 분야(삼성전기-LG이노텍), 전지, 전자소재 분야(삼성SDI-LG화학) 등 전자부품 관련 전 분야에 걸쳐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6개 삼성 및 LG그룹 전자부품 계열사의 2017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관련 기업 모두 지난해 눈에 띄게 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야별 경쟁기업 간 실적이 호각세를 이룬 가운데, 영업이익률과 실적 개선폭에서 삼성 계열사들이 다소 우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모두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권오현 전 대표에 이어 2017년 11월 취임한 이동훈 대표가 이끄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5배 이상 늘어 삼성·LG그룹 전자부품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15.7%)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중소형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는 최대 고객사 애플이 ‘아이폰X’ 판매 부진으로 부품 주문량을 크게 줄인 여파를 이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OLED 매출 감소와 함께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한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애플 물량 감소를 대체할 신규 거래선 확보가 관건이다.
2015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는 2016년 감소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을 증가로 돌려놨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7% 늘어 처음 2조 원을 돌파했다. 대형 UHD TV와 고해상도·하이엔드 IT 제품 비중 확대가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1% 줄어들어 우려를 낳았다. 디스플레이 판가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다. LCD 디스플레이 면적당 판가가 최근 1년 사이 53달러 떨어져 LCD 비중이 큰 LG디스플레이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각축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는 모두 2016년 급감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을 대폭 개선했다. 지난해 매출은 LG이노텍이,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삼성전기가 앞섰다. 2014년 12월 취임한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와 2015년 12월 취임한 박종석 LG이노텍 대표은 최근 2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엇갈려 우위를 주고받으면서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LG이노텍 매출이 크게 는 주된 요인은 광학솔루션사업의 성장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이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어난 2조83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애플에 아이폰X용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한 게 크게 기여했다.
올해 두 회사의 구도는 지난해와는 또 다른 양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발표된 삼성전자 ‘갤럭시 S9’ 판매성적이 관건이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듀얼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공급하고 있다. 반면, LG이노텍은 애플이 올 들어 아이폰X용 부품 주문을 크게 줄인 것이 악재다.
또 다른 변수는 LG이노텍이 주도해온 3D센싱모듈 분야에 삼성전기가 뛰어든 것이다. 올해 3D센싱모듈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인 가운데 후발주자인 삼성전기가 어떤 실적을 거둘지가 관심사다.
2차 전지와 첨단 소재 분야에서 경쟁하는 삼성SDI와 LG화학 전지 및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지난해 모두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렸다. 두 기업은 지난해 같은 영업이익률(1.8%)을 기록하면서 호각세를 보였다.
지난해 3월 삼성SDI 대표에 오른 전영현 사장은 취임 첫 해 3년만의 흑자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폴리머 전지의 신규 스마트폰 진입과 함께 자동차용 전지의 유럽 공급 확대,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 증가 덕을 봤다.
박진수 부회장의 LG화학은 지난해 전지, 정보전자소재부문 흑자전환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올해 전지 및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2017년보다 23.4% 늘어난 9조5000억 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lavita@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