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부회장 경영분석] 세대교체 바람 막아낸 LG 부회장 5인방, 이유 있는 실적

조성진·한상범, 폭발적 영업이익...박진수, 매출-이익 동반성장...권영수·차석용, 악재극복 이익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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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LG그룹 핵심 계열사를 이끄는 부회장들이 지난해 일제히 좋은 실적을 거뒀다. 최근 삼성 등 일부 그룹의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LG 부회장들이 자리를 지키며 굳건했던 배경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영업이익 측면에서 80%가 넘는 돋보이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중국의 사드보복 등 해외시장의 불안요인을 극복해내며 5%대의 이익 성장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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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올해는 녹록하지 않은 대내외 여건 등으로 지난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LG그룹 부회장 5인방의 2017년 경영행보가 더 주목되는 이유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부회장이 이끄는 계열사들은 대체로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 승진 후 첫해인 2017년 처음으로 연매출 60조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200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생활가전을 포함한 H&A사업본부가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며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에서 최고치를 달성한 것이 크게 기여했다.

2015년 말 승진한 한상범 부회장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7% 증가하며 2조 원을 돌파했다. 대형 UHD TV와 고해상도·하이엔드 IT 제품 비중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 

2013년 승진한 박진수 부회장의 LG화학은 기초소재 부문 수익 호조, 전지, 정보전자소재 부문 흑자전환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세웠다.

2015년 말 취임한 권영수 부회장이 이끄는 LG유플러스도 지난해 유선전화를 제외한 전 영역이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IPTV는 전년 대비 21.8%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1년 말 승진한 차석용 부회장의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관광객 급감 등 어려움 속에서도 6조2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3년 만에 업계 1위를 되찾았다.

하지만 이들 LG 부회장사가 이러한 성장세를 올해까지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LG전자의 올해 관건은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을 어느 정도나 줄이느냐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717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모듈러 디자인 설계로 수익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일 생각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세계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중국 기업들의 선전으로 현상유지도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LG전자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6%에서 올해 3.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세탁기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등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넘어야 할 과제다. 또 만성적자를 보여온 전장사업의 실적 개선 시점을 얼마나 앞당기는 것도 숙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1% 줄어들면서 제기된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 관건이다. 당시 회사측은 판가 하락과 원화 강세의 영향, 신규 연구개발과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하락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OLED가 실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LCD 양산을 확대해 LCD 시장도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올해 성장세 둔화에 직면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인 국제 유가가 불안 요소다. 최근 국제 유가는 70달러 선까지 진입했다. 유가는 점차 안정화되겠지만 최근 2~3년보다는 높은 선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회사는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4.7% 증가한 26조9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24.4%)에는 크게 못 미친다. 

LG유플러스도 올해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전망이다. 회사는 요금인하 영향으로 영업매출이 지난해 수준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낮아지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무선 ARPU는 3만5268원으로, 전년보다 593원 줄었다. 선택약정할인 가입과 결합상품 가입자가 증가가 원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 확대와 고가 요금제 증대로 대응한다는 생각이지만, 이를 통해 무선 ARPU 감소를 만회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LG생활건강은 올해 6조5200억 원의 매출과 9450억 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회사가 전망한 영업이익 증가율은 1.6%로 2017년(5.6%)에 비해 4.0%p 낮다. 이처럼 영업이익 증가폭을 낮게 전망한 것은 생활용품 시장 축소, 음료 부문 원가 상승, 유통업체의 PB 확대 등으로 인한 경쟁 심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