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 복잡한 셈법...박성욱 부회장 선택주목

낸드플래시 사업확장 위해 인수필요...재무부담, 기술 시너지, 오너 리스크 등 돌출

[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낸드플래시부문 사업확장을 위해 인수가 필요하지만, 인수자금 부담과 함께 시너지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도시바 인수입찰 마감을 앞두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SK그룹 및 중국업체와의 연계, 자금 확보방안 등을 놓고 엇갈린 내부의견을 조율 중이다.

SK
하이닉스가 도시바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낸드에서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뒤처지는 시장에서 지위를 높이는 게 주 목적이다. D램 의존도가 큰 SK하이닉스는 미래성장을 위해 낸드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게 절실하다.


실제
SK하이닉스 작년 매출은 17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 감소했는데, D램 매출이 12.1% 감소한 영향이 컸다. 낸드는 4.8%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그친다. D램 업황이 무너지면 SK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어려움을 겪게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작년
4분기 SK하이닉스는 5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으나, 낸드 부문은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UBS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2018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이유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수요가 급증하는 3D 낸드플래시 시장 공략을 위해 7조 원을 투자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9.6%로 업계 5위다. 18.3%2위에 있는 도시바를 인수하면 산술적으로 27.9%의 점유율로 2위가 된다. 도시바 인수로 SK하이닉스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다. 1위 삼성전자(37.1%)와의 격차도 한 자릿수로 줄어든다.

SK
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에 나서지 않으면 낸드 시장 경쟁구도 변화에 따라 사업지위 약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다고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무작정 도시바 인수에 올인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너지, 재무부담 등 고려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우선 도시바 매각 지분이 당초
20%선에서 50% 이상으로 늘며 인수가가 4조 원에서 크게 늘었다. 업계에선 최소 10조 원에서 최대 25조 원까지 예상한다. 

SK
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한 현금이 4조 원을 약간 넘는다는 점에서, 지분 50% 이상 인수는 큰 부담이다. 그룹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최태원 SK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든 점은 악재다.

한국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지분 100%25조 원에 단독 인수할 경우 부채비율이 30%대에서 130%대로, 차입금의존도는 10%대에서 50%대로 치솟을 것이라 예상했다. 승자의 저주 우려도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이렇다보니 회사 내부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도시바
, 마이크론 등과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고 여기며, 인수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SK
하이닉스는 현재 48단 낸드를 양산 중이며 올 상반기 72단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올 하반기 64단 낸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말 64단 낸드 양산을 시작했으며, 96단 개발에도 착수해 초격차를 벌이고 있다. 기술력 시너지가 아닌 점유율 측면에서 지위를 올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박성욱 부회장 역시 지난달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했을 당시
정확한 내용은 실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공적 자금 투입 방안을 고민하는 등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업체를 견제하는 점도 변수다
. 도시바는 원전 사업부문 손실액이 예상보다 커지자 메모리 사업부 지분의 절반 이상을 매각할 예정이다.

s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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