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대 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s)’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가상화폐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공세에 맞서, 은행 시스템의 예금을 지키려는 움직임이라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토큰화 예금은, 블록체인 상에서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한 전통적 예금이다. 한국에서는 토큰화 예금을 활용한 정부 운영비 집행 시범사업이 올해 4분기부터 추진된다.
WSJ에 따르면, 제이피(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티, 웰스파고가 공동 출자한 클리어링 하우스(Clearing House)는 2027년 상반기를 목표로 전국 규모의 토큰화 예금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클리어링 하우스가 운영할 새 네트워크는 △전통적 지급 인프라와 △디지털 자산이 운영되는 인프라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 네트워크에는 이밖에도, 홍콩상하이은행(HSBC), 몬트리올은행(BMO) 금융그룹, 트루이스트, 피프스 서드 뱅크 등이 참여한다.
일부 은행은 이 네트워크를 ‘브리지(bridge)’ ’라고 하고, 다른 은행은 ‘체인(chain)’이라 부른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토큰화 예금은 24시간 즉시 결제되며, 프로그래밍 가능한 재무 운영과 실시간 유동성 관리가 가능해진다.
거대 은행인 웰스파고는 올가을 기업 및 상업 고객을 대상으로 토큰화 예금을 출시한다. 이는 대형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의 세계를 수용하고 있다는 최신 신호라고 WSJ는 해석했다. 자산 규모 기준 미국 4위 은행인 웰스파고는 “토큰화 예금을 통해 고객들이 자금을 연중무휴로 이체·프로그래밍·결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토큰화 예금이 초기에는 해외 송금을 위한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 마이크 산토마시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에 “내년에는 수요에 따라 더 많은 국가와 통화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토마시모는 토큰화 예금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운영될 것이라며, 이는 은행이 자신의 운명을 더 많이 통제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배경
월스트리트 전역의 기업들은 ‘토큰화된 머니마켓 펀드(MMF)’에서부터 ‘토큰화 증권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주요 거래소들은 토큰화 증권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토큰화 MMF를 출시했다.
토큰화 기술은, 거래를 결제하고 자금을 이동시키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주식·채권·펀드 등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상의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하는 이 행위는 월스트리트에서 점점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은행들은 토큰화 예금이 단순히 블록체인 상의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된 전통 은행 예금이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토큰화 예금이 동일한 신용리스크 프로필, 규제 기대, 회계 처리를 유지하므로 은행들이 기존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블록체인 기반 지급을 제공하기가 더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예금을 은행 시스템 내에 유지한다.
WSJ은 앞서, 대형 미국 은행들이 내년에 토큰화 예금 네트워크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자신들의 영역으로 더 깊이 뛰어들려는 가상화폐 기업들의 위협을 막기 위한 시도라고 WSJ은 보고 있다.
토큰화 예금은, 24시간 결제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로 즉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토큰화 예금 네트워크는 미국 전역의 은행들이 이용할 수 있으며, 2027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웰스파고는 자사의 토큰화 예금이 해당 네트워크는 물론, 사설 네트워크와도 통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와 시티그룹은 자체 토큰화 예금 상품을 갖고 있다. 시티는 최근 부유층 및 기관 고객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비상장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보다 토큰화 예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자금 이체에 사용되는 디지털 토큰이다. 이는 은행과 가상화폐 기업 간 분쟁의 중심에 있어왔다.
BofA 글로벌 지급 솔루션 부문장인 마크 모나코는 “고객들이 아직 토큰화예금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심은 존재하며, 새로운 네트워크 구축은 은행들이 미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자체 내부 토큰화 예금 시스템인 제이피엠(JPM) 코인을 사용해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지급을 결제해왔다. 더 최근에는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이 제휴한 퍼블릭 블록체인인 베이스(Base)에 JPM 코인이라고도 불리는 예금 토큰을 출시했다. 이 토큰화 예금은 기관 투자자로 제한된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