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전자, 고효율 히트펌프로 난방 판 바꾼다

히트펌프 보일러 승부수, 유럽 이어 국내 공략...화석연료 비해 에너지 효율 월등, 난방비 절감 효과 커

삼성전자, 히트펌프 보일러 본격화…보조금에도 아파트 적용은 과제

▲송병하 삼성전자 에어솔루션 기획담당 그룹장이 29일 진행된 히트펌프 기술 브리핑에서 ‘EHS 히트펌프 보일러’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삼성전자가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에 맞춰 히트펌프 보일러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해외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도 보조금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초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고층 아파트 적용과 설치비 부담은 시장 확대의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9일 서울 중구 기자실에서 ‘히트펌프 기술 브리핑’을 열고 ‘EHS 히트펌프 보일러’ 신제품과 사업전략을 소개했다.

글로벌 히트펌프 보일러 시장 규모는 2024년 123억 달러, 2025년 130억 달러, 2026년 142억 달러에 이어 2029년 19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은 탄소중립 이행과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축소 흐름 속에서 글로벌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2050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보급 확대에 나섰다. 정부는 2029년까지 히트펌프 42만 대를 설치해 온실가스 62만 톤을 감축하고, 2035년까지 350만 대를 보급해 518만 톤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6년 국내 난방 전기화 사업 예산은 503억 원으로, 가구당 최대 1400만 원인 설치비 가운데 70%(국비 40%, 지방비 30%)가 지원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신제품이 정부 기준을 충족하는 고효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송병하 삼성전자 에어솔루션 기획담당 그룹장은 “정부가 요구하는 스펙은 효율이 유럽보다 10% 높은 고사양”며 “삼성전자 제품은 유럽에서도 프리미엄군에 속하는 고효율 제품으로, 정부 요구 사항을 전부 만족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히트펌프 보일러 본격화…보조금에도 아파트 적용은 과제

▲삼성전자의 ‘EHS 히트펌프 보일러’ 신제품 / 사진=삼성전자


히트펌프 보일러는 공기 중의 열을 활용해 물을 가열한다. 삼성전자의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공기의 열을 물로 전달하는 에어 투 워터(Air to Water, A2W) 방식을 적용했다. 가열된 물이 바닥 배관을 순환하며 난방에 쓰이고, 온수도 공급한다.

기존 화석연료 난방보다 효율이 높다. 12kW 제품 기준, 바닥 난방에 주로 사용되는 35도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가 4.9로, 투입 전력 대비 약 5배 수준의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55도 출수 조건에서는 SCOP가 3.78이다. 도시가스(LNG) 등 화석연료 기반 난방의 효율이 0.9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편이다.

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영하 28도에서 최대 65도, 영하 15도에서는 최대 70도의 고온수를 공급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과 일본 홋카이도 등 한랭 지역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해 성능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성도 개선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화석연료 난방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 줄일 수 있다. 또 기존 냉난방 기기에 사용되는 R410A 냉매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68% 낮은 R32 냉매를 적용했다.

향후에는 R290 냉매 적용 제품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송병하 그룹장은 “R290은 효율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발화성이 있다”며 “5중 안전장치를 적용해 제품을 내놨지만, 파일럿 운영을 더 진행한 뒤 한국에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히트펌프 보일러 본격화…보조금에도 아파트 적용은 과제

▲송병하 그룹장이 ‘EHS 히트펌프 보일러’ 제어기에 탑재된 7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일러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실내 온도와 출수 온도, 전원 상태 등을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연계해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송 그룹장은 “유럽에서는 히트펌프 설치 시 태양광 설비를 같이 설치해 날씨가 좋으면 발전한 전기를 사용해 전기요금을 낮출 수 있다”며 “스마트싱스와 연결 가능한 발전기를 통해 발전된 전기량, 사용량, 뜨거운 물로 얼마나 저장됐는지 등을 확인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시장 확대에는 제약도 있다. 현재 히트펌프 보일러는 단독주택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고층 아파트는 하중, 전력 용량, 설치 공간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

송 그룹장은 “20층 이상 고층 아파트 주거 형태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며, “하중이나 아파트 전력량 등을 고려해야 해 삼성물산과 개선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경제성도 변수다. 설치비는 최대 1400만 원이다. 보조금을 적용해도 소비자 부담은 남는다. 다만 삼성전자는 실제 사용 사례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송 그룹장은 “경기도 양평에서 설치해 운영했는데, 20일 정도 사용한 소비자가 난방비가 53% 줄었다고 말했다”며 기름 보일러는 기름값 부담 때문에 계속 가동하지 못하는데, 히트펌프는 계속 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삼성전자는 단기간의 점유율 확대보다 제품 신뢰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송 그룹장은 “이탈리아, 영국에서 반응이 굉장히 좋아 첫 번째나 두 번째로 찾는 제품이 됐다”며 “아직 유럽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는 아니지만, 톱 플레이어 바로 직전까지 왔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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