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은 강했지만 판매는 약했다. 하림이 SSM 재진출로 ‘마지막 퍼즐’ 유통 확보에 나섰다.
29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공개입찰에서 하림그룹 계열사인 엔에스쇼핑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인수가는 향후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약 3000억 원 수준이 거론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93개 점포를 보유해 국내 SSM 업계서 점포 수 기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확보하게 되면 기존 TV·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는 흐름이다. 특히 이 가운데 223개 점포가 퀵커머스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어 별도 투자 없이 즉시 배송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하림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유통 확장이 아니라 그룹 전반의 밸류체인을 완성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현재 하림은 팬오션을 통한 곡물 운송을 시작으로, 팜스코와 선진의 사료·축산, 하림의 육가공·식품, 하림산업의 가정간편식(HMR)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기존 유통 축인 NS쇼핑이 TV홈쇼핑과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오프라인 판매망은 사실상 부재한 상태였다.
이 같은 구조는 생산부터 가공까지는 경쟁력이 있지만, 최종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이 제한된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특히 ‘더미식’을 앞세운 HMR 사업을 전개 중인 하림산업은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이어지며 유통 채널 확보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엔에스쇼핑은 매출이 6100억 원에서 6121억 원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532억에서 521억으로 감소하며 성장 정체 흐름을 보였다. 하림산업은 매출이 802억 원에서 1094억 원으로 36.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276억 원에서 -1467억 원으로 확대되며 수익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확보하게 되면, 곡물-사료-축산-식품-유통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완성되며 자체 생산 제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과거 경험도 다시 주목된다. 하림은 2006년 ‘700마켓’을 통해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에 진출했지만, 수익성 한계와 업황 변화 속에서 2012년 철수한 바 있다.
이번 재도전은 당시와 달리 그룹 전반의 식품 밸류체인이 구축된 이후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단순 유통 사업이 아니라, 생산-판매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로서 SSM을 활용하려는 전략적 접근이라는 평가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