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비만신약 ‘에페’ 출시 앞당겨…2026년 하반기 상용화 계획

한미약품, 비만신약 ‘에페’ 출시 앞당겨…2026년 하반기 상용화 계획

▲한미약품 H.O.P 프로젝트 /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회사 최초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GLP-1 비만 신약의 상용화 시점을 대폭 앞당겼다.

한미약품(대표 박재현)은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출시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2026년 하반기로 설정하고, 국내 연간 매출 1000억 원 이상의 대형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고 21일 밝혔다. 

임상 3상 환자 모집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과체중 및 1단계 비만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제로 속도감 있게 개발되고 있다.

이 비만 신약은 위고비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중에서 가장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국내 의료진과 환자들이 수입 비만약에 의존하지 않도록 ‘제약 주권’을 확고히 확립하는 동시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진취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외국 제약사들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 주요 부작용으로 꼽힌다. 이 약물들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을 돕지만,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미쳐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보통 약물 사용 초기나 용량 증가 단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이 악화돼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Slow Absorption 방식’을 통해 위장관계 부작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분명한 차별점을 지닐 수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디지털 치료제를 결합한 형태의 ‘국내 1호 디지털 융합의약품’도 개발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사용시 환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및 투약 안전성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만큼, 환자 개개인의 목표에 맞춰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 비만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수입 제품과 달리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데다, 보다 경제적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어 비만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과 지속성을 대폭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H.O.P 프로젝트 선두주자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혁신을 이어갈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와 ‘신개념 비만치료제’를 글로벌 학회에서 잇따라 발표하며 비만치료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작년 9월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H.O.P(Hanmi Obesity Pipeline)’는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핵심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H.O.P의 두 번째 라인업인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코드명 :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비만대사 수술(bariatric surgery) 수준의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며,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2025년 하반기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H.O.P의 세 번째 라인업인 ‘신개념 비만치료제(HM17321)’는 최근 미국비만학회(Obesity Week)에서 근육 증가와 체중 감량이 동시에 가능한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될 잠재력을 확인했으며, 단독 및 병용요법 모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도 입증했다. HM17321은 2025년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차세대 약물전달 기술력 기반의 저분자 경구제, 마이크로 니들 패치, 흡입형 분말제 등 비만 환자에 보다 친화적인 제형을 개발하고 있으며, 각 제형은 환자의 치료 편의성과 순응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비만대사와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 중 최다 규모인 30여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하며 ‘신약개발 전문 제약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규 모달리티인 mRNA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표적 단백질 분해(TPD),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다양한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R&D 투자 규모는 2021년 1615억 원, 2022년 1779억 원, 2023년 2050억 원, 2024년 23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13% 이상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R&D 인력은 2021년 554명에서 2022년 584명, 2023년 627명, 2024년 675명으로,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연구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신약 개발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깊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미만이 잘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고유의 분야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창조적 힘과 혁신적 R&D 역량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선도하고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조속히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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