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요 전업카드사들의 개발비가 증가했다. 디지털 관련 인프라 확충, 신사업 발굴, 운영 시스템 안정화 등을 위한 투자가 늘었다. 특히 하나카드의 개발비가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전업카드사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개발비를 공시한 6개 전업카드사(신한·우리·하나·현대·롯데·삼성)의 올해 1분기 개발비 합계는 41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906억 원) 대비 7.0% 늘었다.
개발비는 신사업 등에 투자하는 비용이다. KB국민카드는 개발비가 아닌 소프트웨어 항목으로 공시 내용이 달라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카드사들의 개발비 증가는 수익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본업인 카드 결제 서비스 외에 신사업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주로 마이데이터 사업, 디지털 플랫폼 등에 진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디지털·IT 인프라 확충도 개발비를 끌어올렸다.
하나카드가 6개 전업카드사 중 개발비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694억 원의 개발비를 썼다. 전년 동기(523억 원) 대비 32.7% 증가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관련 업무 효율화를 위한 포털 구축 사업을 진행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1월 데이터 포털 구축사업을 완료했다. 이번 사업은 하나카드의 기존 데이터 플랫폼을 ‘클라우데라 데이터 플랫폼(CDP)’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포털을 구축해 데이터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이뤄졌다.
하나카드에 도입된 CDP는 정형 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웨어하우스와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레이크를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개방형 데이터레이크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통합 데이터 관리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저장·관리할 수 있다.
하나카드는 데이터 포털 구축과 데이터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카드와 현대카드가 2023년 1분기 485억 원, 8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528억 원, 835억 원으로 각각 8.9%, 4.4% 늘어나며 뒤를 이었다.
현대카드는 6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많은 개발비를 썼다. 회사 측은 이전보다 데이터사이언스와 AI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AI에 1조 원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사업을 통해 파트너사들과 데이터 동맹을 구성하면서 잠재 고객군도 늘리고 있다. 데이터사이언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파트너사에게 데이터 역량과 플랫폼을 제공하고, 파트너사 간 협업을 통해 각 사 고객들을 모두 잠재 고객군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는 유일하게 개발비가 줄었다. 올해 1분기 748억 원으로, 전년 동기(762억 원) 대비 1.8% 감소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