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 (아래 왼쪽부터)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남궁훈 카카오 사내이사,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인터넷 업계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서로 다른 임원 시스템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회사는 조직 확대로 체계화 요구가 커지면서 잇따라 임원 직급을 되살리거나 신설했다. 임원수는 네이버가 6배 이상 많고 평균연령은 네이버가 2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재직기간은 네이버 임원이 카카오보다 2배 길지만, 창업자를 제외한 임원 평균 보유주식은 카카오가 15배가량 많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네이버와 카카오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1월 현재 네이버의 임원이 카카오보다 6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상근임원은 139명(사내이사 2명, 미등기임원 137명), 카카오는 19명(사내이사 3명, 미등기임원 16명)으로, 네이버의 임원이 카카오보다 120명 많다.
두 회사는 전사 직원에서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큰 차이를 보였다. 네이버의 전사 직원(2022년 2분기 말 기준 4885명) 대비 임원 비율은 2.8%, 카카오의 직원(3603명) 대비 임원 비율은 0.5%다.
두 회사 모두 체계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임원 제도를 부활 또는 도입했지만, 임원의 역할과 범위에 대한 생각 차이가 임원수 차이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기 위해 2017년 등기이사를 제외한 임원 직급을 폐지했던 네이버는 사업범위와 조직 확대로 중간 관리 역할이 제기됨에 따라 2019년 1월 임원 직급을 되살렸다. 네이버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직원인 리더와 C레벨(사내 독립조직 대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경영리더) 사이에 중간 관리자급인 책임리더를 신설했다.
당시 12명의 C레벨 외에도 70명의 책임리더를 미등기임원에 선임하면서 임원 규모가 커졌다. 반면, 카카오는 2021년 10월 임원 직급을 도입하면서 C레벨 위주로 10명의 미등기임원을 선임했다.
두 회사 모두 임원 직급을 부활 또는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임원 규모를 키웠다. 네이버는 2019년 1분기 말 84명이던 상근임원이 현재 139명으로 65.5% 증가했다. 카카오도 2021년 10월 13명이었던 상근임원이 1년 새 19명으로 46.2% 늘었다.
상근임원의 평균연령은 네이버가 45.8세로 카카오(47.9세)보다 2살가량 적다. 카카오 임원이 대부분 C레벨로 구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30대 임원이 8명(5.8%)이다. 정민영 기술리더가 36세로 가장 젊다. 50대는 23명(16.5%)이고, 나머지는 40대로 구성됐다. 카카오는 이효진 카카오 커머스 CIC 공동 CEO가 39세로 유일한 30대다. 50대는 5명(26.3%)으로, 네이버보다 비중이 10%p 가까이 높다.
상근임원 평균 근속년수는 네이버(12년)가 카카오(6년)보다 2배 길다. 네이버 임원의 8.0%인 11명이 20년 이상 근무했고, 68.1%인 94명이 10년 이상 근무자다.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창업멤버인 강석호 책임리더가 23년째 네이버에 몸담고 있다.
재직기간이 가장 긴 카카오 임원은 김연지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다. 2000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해 다음과 카카오에서 22년 일했다. 하지만, 김연지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제외하면 카카오의 임원은 모두 다음과 합병한 2014년 이후 입사자다.
여성 임원 비율은 카카오가 높다. 네이버의 여성 임원은 25명으로 전체 임원의 18.0%, 카카오의 여성 임원은 5명으로 전체의 31.3%다.
네이버는 여성 임원 비중이 낮지만, 2명의 사내이사(최수연 대표, 채선주 대외/ESG 정책대표)가 모두 여성인 점이 주목된다. 한성숙 전 대표 역시 여성이다. 카카오의 여성 임원은 모두 미등기임원이다.
두 회사 모두 여성 임원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여성 임원은 2019년 1분기 12명에서 108.3% 증가했다. 카카오의 여성 임원은 2021년 3분기 1명에서 400.0% 늘었다.
상근임원 보유 주식은 네이버가 압도적이다. 네이버의 임원 보유 주식은 623만3199주, 카카오는 23만505주다. 미등기임원인 이해진 GIO가 네이버 전체 주식의 3.74%인 612만9725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근임원의 평균 보유주식도 네이버(4만5168주)가 카카오(1만2132주)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주식 보유 임원 비율도 네이버(83.3%)가 카카오(68.4%)보다 높다.
다만, 창업자인 이해진 GIO를 제외하면 네이버 상근임원의 평균 보유주식은 755주로 크게 떨어진다. 카카오 임원의 16분의 1 수준이다.
이해진 GIO 다음으로 많은 주식을 보유한 네이버 임원은 채선주 대외/ESG정책대표(9675주)와 한성숙 전 대표(8954주)다. 카카오 임원 중에는 홍은택 대표(7만7832주)와 남궁훈 전 대표(6만7950주)가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