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안정적 수익 보다 미래 도전 선택했다

HS효성첨단소재, 알짜사업 스틸코드 매각 추진…탄소섬유·실리콘음극재 등 미래소재기업 변신

[취재] HS효성, 안정적 수익 대신 미래 도전 택했다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이 현재의 알짜사업 대신 미래의 새로운 성장사업을 선택했다. 연간 1400억 원의 이익을 안겨주는 캐시카우인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 추진은 단순한 현금 확보를 넘어 미래소재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는 주력 사업의 하나인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21일 공시를 통해 스틸코드 사업부문에 대해 전략적 제휴, 투자유치, 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전략적 방안 중 가장 유력한 것은 매각이다.

스틸코드는 타이어 강도를 높여주고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견디게 하는 핵심 소재다. 

HS효성첨단소재는 자동차 산업의 성장에 맞춰 오랜 기간 스틸코드 기술을 개발해 북미 시장점유율 1위, 유럽 시장점유율 3위의 알짜사업으로 키웠다. 2023년 기준 매출 8600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400억 원을 기록했다. 전사 매출의 약 25%와 전사 EBITDA의 약 40%를 책임졌다.

HS효성은 현재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와 매각 주관사 삼정KPMG가 스틸코드 사업부문 인수 적격 후보(숏리스트)로 사모펀드 운용사 등 5곳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본입찰 후 상반기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로 전해졌다. 

현재 HS효성첨단소재 스틸코드 사업부문의 몸값은 약 1조5000억 원으로 평가된다.

[취재] HS효성, 안정적 수익 대신 미래 도전 택했다

▲HS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로 제작한 고압용기. 기존보다 인장강도를 높인 고압용기용 고강도 탄소섬유 원사가 사용됐다. / 사진=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이 알짜사업인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미래소재사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조현상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HS효성은 최근 탄소섬유, 실리콘 음극재,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소재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를 미래 주력 소재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국내외 수소차 및 항공우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라인 증설도 추진되고 있다.

타이어 스틸코드는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사업으로, 안정적이지만 고성장 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반면 탄소섬유, 실리콘 음극재, AI 기반 신소재는 향후 빠른 급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이며, 시장 선점과 기술 투자가 중요한 분야다. 이러한 점이 전략적 판단에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취재] HS효성, 안정적 수익 대신 미래 도전 택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 등으로 투자재원을 확보해 HS효성을 미래소재사업 중심으로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HS효성


스틸코드 매각으로 확보할 현금은 주로 탄소섬유 공장 증설, 실리콘 음극재 생산라인 구축, AI 기반 공정 자동화 등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는 5~10년 후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선제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일부는 부채를 줄여 재무건전성을 높이는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높은 사업의 매각은 단기적 수익 확보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HS효성의 이번 스틸코드 사업 매각 추진은 고성장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으로, 단순한 사업 매각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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