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의지 무색해진 삼성중공업...남준우 대표, 8분기 연속 적자

드릴십 계약 해지에 발목…올해 3분기 영업이익 -3120억 원으로 8분기 연속 적자 기록


삼성중공업이 좀처럼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준우 대표 체제 삼성중공업의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또 적자다. 8분기 연속 적자 기조다.

남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2019년을 '조선업 부활의 원년'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단 한분기만을 남겨놓은 현재,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오히려 늘어난 상태라 이번 실적 악화는 더욱 뼈아프다는 평가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중공업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기준 -3120억 원, -5832억 원으로 전년 동기(-1273억 원, -802억 원) 대비 적자 폭이 늘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조3138억 원에서 1조9646억 원으로 49.5%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2017년 4분기 -595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 1분기 -478억 원, 2분기 -1006억 원, 3분기 -1272억 원, 4분기 -1337억 원, 2019년 1분기 -333억 원, 2분기 -563억 원, 3분기 -3120억 원으로 8분기 연속 적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7년 4분기 -4456억 원에서 올해 3분기 -5832억 원으로 오히려 적자 폭이 늘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수장을 맡고 있는 남준우 사장은 연간 기준 2015년 1조1509억 원, 2016년 1472억 원, 2017년 524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늪에 빠져있는 삼성중공업의 구원투수로 2018년 1월 선임됐다. 

남 사장은 취임 이후 흑자전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 고정비 감소를 추진했다. 

이어 올해 초 신년사에서는 2019년을 '조선업 부활의 원년'이라고 선언하며 흑자 전환의 의지를 다졌다. 실제로, 올해 1분기와 2분기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대폭 감소하며 흑자 전환의 기조를 보였다.

하지만, 3분기 드릴십 2척에 대한 계약이 해지되면서 발목을 잡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지된 드릴십 2척은 삼성중공업이 그리스 시추선사 오션리그로부터 2013년 8월과 2014년 4월에 수주한 선박이다. 오션리그는 지난 해 트랜스오션에 인수됐으며 계약은 자동 양도됐다.

트랜스오션은 지난 9월25일 삼성중공업에 드릴십 계약이행 포기 의향서를 보내왔다. 삼성중공업은 기존에 수수한 선구금 5억2400만 달러 전액 몰취와 선박 소유권 귀속 등 보상 합의를 완료하고 10월29일 선박 건조 계약을 해지했다. 

업계에서는 드릴십 계약 해지로 인해 삼성중공업이 올해 적자를 탈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549억 원으로 예상됐다. 전년(-4093억 원) 대비 손실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2015년 이후 5년 연속 적자에 머물러 있을 전망이다.

무난하게 실적을 쌓고 있는 신규수주가 다소 위안거리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10월 말 기준 신규수주액은 총 54억 달러로, 연간 목표(78억 달러)의 69.2%를 채웠다. 연말까지 목표치의 80% 내외의 계약을 따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규수주를 뒷받침삼아 2018년 1월 선임돼 2021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남 사장에게 내년 다시 한 번 흑자 전환 실현의 기회가 주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한편, 남 사장은 1958년 태어나 부산 혜광고와 울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 후 2009년 삼성중공업 PM팀장, 2010년 삼성중공업 고객지원팀장, 2012년 삼성중공업 시운전팀장, 2013년 삼성중공업 안전품질담당, 2014년 삼성중공업 생산1담당, 2017년 삼성중공업 조선소장을 역임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