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이 1년 새 40%나 급감하면서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3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15년간 현대카드를 이끌고 있는 정태영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카드의 실적(별도 기준)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의 영업수익은 1조4580억 원, 영업이익 989억 원, 당기순이익 7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동기(영업수익 1조4448억 원, 영업이익 1738억 원, 당기순이익 1318억 원)와 비교하면 영업수익은 0.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3.1%, 40% 급감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감소로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대표이사 회장의 사위로 정 회장의 차녀 정명이 현대카드 부문장과 결혼한 인물이다.
정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올해 나이 58세로 1987년 현대종합상사 이사 기획실 실장, 1996년 현대정공 상무 미주 및 멕시코 법인 법인장, 2001년 기아자동차 전무 구매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현대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현대카드의 전신은 1995년 대우그룹이 한국신용유통의 신용카드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다이너스클럽코리아다. 1999년 워크아웃이 개시되면서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고 그 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워크아웃은 부실해진 기업의 도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채무자와 채권자가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뜻한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가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2년 만인 2003년 현대카드 부사장으로 취임해 그해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현재까지 약 15년간 현대카드를 이끌고 있다.
정 부회장 취임 이후 꾸준히 개선됐던 현대카드의 실적은 올해 상반기 급격히 악화됐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지난 2003년 상반기 5456억 원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04년 상반기 -1766억 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감소했다. 2005년 상반기에 10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한 이후 2006년과 2008년, 2013년, 2016년 상반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모두 10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790억 원에 그치면서 지난 2006년(770억 원)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현대카드의 상반기 기준 영업수익이 지난 2001년(563억 원) 이후 17년간 줄곧 상승세를 이어 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급증했다.
현대카드의 판매관리비는 2001년 상반기 116억 원을 시작으로 2002년 586억 원, 2003년 959억 원, 2004년 1623억 원까지 증가했다가 2005년 상반기 1002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후 줄곧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현대카드의 판관비는 올해 상반기 3632억 원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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