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1년 새 KB증권을 뒤집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 지표 모든 부분에서다.
KB증권의 업종대비 상대적 부진은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고 업계 1위로 도악한 KB금융지주의 위상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B금융지주의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KB증권의 영업이익은 2067억 원, 당기순이익은 1528억 원이다. 직전년도 동기(영업이익 1724억 원, 당기순이익 1297억 원) 대비 각각 19.9%, 17.81% 증가했다.
그러나 KB증권의 성적은 업황 대비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 증권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영업이익은 2385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1102억 원) 대비 116.42%나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 938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827억 원으로 94.78% 늘어났다. 1년 새 영업실적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실적이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 순위 역시 KB증권을 앞질렀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신한금융투자가 KB증권을 앞서 나갔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증권의 ROA는 0.8%로 직전년도 동기(0.78%) 대비 0.02%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의 ROA가 0.7%에서 1.3%로 0.5%포인트 증가하면서 KB증권을 0.4%포인트차로 앞섰다.
ROE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의 개선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 2분기 KB증권의 ROE는 10.62%로 직전년도 동기(10.16%) 대비 0.46%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의 ROA는 6%에서 11.3%로 5.3%포인트 급증했다.
특히 KB증권은 지주사 내 당기순이익 기여도에서도 미약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증권의 지주사 내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7.98%다. 직전년도 동기(6.85%) 대비 1.1%포인트 늘었으나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의 지주사 내 당기순이익 기여도가 4.74%에서 9.61%로 1년 사이 4.87%포인트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하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지주 증권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와 비교해도 크게 뒤진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투자의 영업이익은 1382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684억 원) 대비 102%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580억 원에서 1065억 원으로 83.6% 증가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 이후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윤경은·전병조 대표의 경영능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016년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KB투자증권과 합병해 지난해 1월 출범된 증권사다. 당시 각 회사를 이끌고 있던 전병조 KB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합병 이후에도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KB증권을 이끌고 있다.
특히 두 대표는 지난해 말 단독 대표 체제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때문에 KB금융지주가 두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대표 연임 기간이 1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대표의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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