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KB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다.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 가운데 영업실적이 감소한 곳은 KB증권이 유일하다. 경영 2년차를 맞이한 윤경은·전병조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총 영업이익은 8945억원, 당기순이익 규모는 6948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도 동기(영업이익 6358억 원, 당기순이익 4935억 원) 대비 각각 40.7%, 40.8%씩 증가한 수치다.
그 중 KB증권은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직전년도 대비 모두 감소했다.
1분기 기준 KB증권의 영업이익은 1170억 원으로 직전년도(1285억 원) 대비 8.9%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088억 원에서 819억 원으로 1년 사이 24.7%나 감소했다. 업계 증가율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49.6%, 당기순이익은 65.5%의 격차를 보였다.
이와 같은 KB증권의 실적 감소는 자산운용 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B증권의 부문별 손익(위탁영업/자산관리·기업금융·자산운용·기타사업)을 살펴본 결과, 자산운용 부문의 실적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산운용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1분기(542억 원)보다 83.8%나 급감한 88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분기손이익 역시 548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94.5%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이한 윤경은·전병조 KB증권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KB증권은 지난 2016년 12월30일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해 설립됐다. 당시 KB투자증권 대표를 맡고 있던 전병조 대표와 현대증권을 이끌던 윤경은 대표는 합병 이후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연말 연임에 성공했다. 단독 대표 체제의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나 KB증권의 실적이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17년말 기준 KB증권의 영업수익은 5조9133억 원으로 직전년도(4조3354억 원) 대비 36.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10억 원, 235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이 하락세로 전환함에 따라 두 대표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년 사이 94.5%의 당기순이익 감소율을 기록한 자산운용 부문의 경우 윤 대표가 책임을 맡고 있다. 전 대표는 26.1%의 감소율을 기록한 기업금융(IB) 부문을 이끌고 있는 상태다. 다만 윤 대표가 이끌고 있는 위탁영업/자산관리 부문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134억 원에서 올해 1분기 690억 원으로 414.9%나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의 단독대표 체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만큼 올해 연말 단행될 임원 인사를 대비해 두 대표가 뚜렷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대표는 1964년생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노무현 대통령 정부 시절인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이후 2008년 NH투자증권 IB부문 전무, 2012년 KDB대우증권 IB부문 부문장 전무, 2013년 KB투자증권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KB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윤 대표는 1962년생으로 경성고와 한국외대 영어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제럴드 한국지사 대리, 1993년 LG선물 영업총괄부 부장, 2004년 굿모닝신한증권 법인선물옵션부 상무대우, 2009년 신한금융투자 트레이딩그룹 부사장, 2011년 솔로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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