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메리츠화재가 대리점에 지급한 수수료 금액이 2년 새 50.3%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가 대리점을 통해 얻은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24.5%로, 대리점 수수료 증가율과 25.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업계 평균 격차가 6.8%포인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대리점 수수료의 증가율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16일 데이터뉴스가 당기순이익 상위 4개 보험사의 대리점 원수보험료 및 대리점 수수료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7년 기준 대리점 원수보험료 규모는 18조9024억 원으로 2년 전(17조1916억 원)보다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리점 수수료는 2015년 8477억 원에서 2017년 9903억 원으로 16.8% 늘어났다.
대리점이 발생시킨 원수보험료의 증가폭보다 손해보험사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증가율이 더 가파른 셈이다. 데이터뉴스는 이번 조사에서 업계 당기순이익 3위인 현대해상은 지난 2015년 7월 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합병해 집계에서 제외했다.
메리츠화재는 4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대리점 수수료 증가율이 가장 가파르다.
지난 2017년 메리츠화재가 대리점을 통해 얻은 원수보험료 총액은 3조5277억 원으로 2년 전(2조8329억 원)보다 24.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가 대리점에 지급한 수수료는 1118억 원에서 1680억 원으로 50.3% 증가했다. 업계 평균 증가율보다 각각 14.5%포인트, 33.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특히 대리점 수수료의 증가율이 원수보험료 증가율보다 25.7%포인트나 높아 이목이 쏠린다. 대리점 수수료가 증가할 경우,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메리츠화재의 경우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대리점 원수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타 손해보험사보다 월등히 높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기준, 메리츠화재의 전체 원수보험료(조4051억 원) 가운데 대리점 원수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5.1%에 달한다. 2년 전(50.1%)보다 5%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30%)보다 25.1%포인트나 높다. 메리츠화재의 대리점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한 셈이다.
이미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독립법인대리점(GA)에 월납보험료 400% 수준의 높은 시책을 제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월 보험료가 10만 원인 상품을 판매하면 판매수수료 이외에 40만 원의 특별 수당을 지급한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주요 손해보험사 4곳(삼성화재·메리츠화재·NH농협손보·AIG손보)에 대해 영업 및 사업비 운용실태 부문 검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어 대리점 수수료 증가율이 높은 곳은 한화손해보험이다, 한화손보가 지난 2017년 대리점에 지급한 수수료는 총738억 원으로 2년 전(530억 원)보다 39.2% 증가했다. 그러나 한화손보의 경우 대리점을 통해 발생한 원수보험료의 증가율이 24.6%에 달해 두 부문간 격차는 14.7%포인트에 그쳤다.
DB손해보험의 대리점 원수보험료 증가율(16.3%)은 대리점 수수료 증가폭(15.9%)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화재는 대리점을 통해 발생된 원수보험료가 2년 새 4.5% 감소한 반면 대리점에 지급된 수수료는 4% 증가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생명에 입사했다. 이후 1999년 삼성화재 증권부 부장, 2000년 삼성투신운용 운용기획실 실장(상무), 2005년 삼성증권 캐피탈마켓사업본부 본부장, 2012년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고 지난해 연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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