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정유성 삼성SDS 사장이 취임 첫해 주가가 26% 급락하는 낙제 성적표를 받았다. 주가하락세가 2년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정 사장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확대 등 적극적인 방어에는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주가 격차가 클수록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유리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장 마지막날 삼성SDS 주가는 13만9500원으로 정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11일 18만7500원 대비 25.6% 떨어졌다. 2015년 말과 비교하면 하락률은 45.1%로 높아진다. 19만 원의 공모가와 비교해도 26.6% 하락했다.
삼성SDS 주가 하락세는 지난해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2014년 말 공모 후 한 때 42만9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2015년 말에는 25만4000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1월에는 이 부회장이 보유 중이던 삼성SDS 지분 처분과 물류사업 분할 소식에 주가는 공모가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지속적인 주가 하락에 일부 주주들은 정 사장에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중간배당 등을 실시해 방어할 것을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전년 대비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 하반기에도 역시 정 사장은 주가 방어를 위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삼성SDS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S 관계자는 “건실한 성장실적과 회사의 미래비전이 주가에 반영되도록 매진할 것”이란 원론적 답변만 했다.
이를 두고 삼성SDS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관련된 기업으로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적극 방어에 나서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015년 말 삼성SDS 주가는 삼성전자(126만 원)의 20.2%에 달했으나, 정 사장 취임 시에는 15.3%, 지난해 말에는 7.7%로 낮아졌다.
상법상 삼성전자의 삼성SDS 흡수합병 결정 시 존속법인이 발행하는 신주가 발행주식의 10%가 넘지 않으면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승인만으로 결의가 가능하다. 1년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미국계 해지펀드 엘리엇의 반대 등 외부 입김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 투자자들이 주식가치 희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아지게 된다. 자칫 삼성전자 주주들이 반대할 경우 주총 안건을 의결시킬만한 우호 지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이건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율은 18.44%다. 이에 반해 외국인 주주비율은 50%가 넘고, 국민연금도 9%를 보유하고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SDS는 오너 일가 지분이 높아 IT서비스 부문을 활용하면 비용 지출 없이 분할된 삼성전자 지주사의 지분확보가 상당부분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기업”이라며 “삼성SDS 주가가 과거보다 낮아져 현 수준에서 활용 가능성은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 사장은 이 부회장의 측근 인사 중 한명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전무와 최고운영책임자로 재직하던 시절 정 사장은 미래전략실(전략기획실) 인사지원팀 팀장(전무)과 실장(부사장)을 맡으며 보좌했다.
정 사장은 삼성종합화학 대표 시절 한화그룹에 매각됐을 때 한화로 넘어가지 않고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담역은 전관예우를 위한 자리다. 하지만 정 사장은 1년 만에 삼성 지배구조와 관련성이 큰 삼성SDS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경영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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