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제1차 지식재산 전략포럼에서 이한선 LG에너지솔루션 특허그룹장 전무가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는 기술패권을 위한 경쟁 중이며 그 핵심은 명품특허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이자 최초인 명품특허를 선점하는지 여부에 달려있습니다.”(LG에너지솔루션 특허그룹장 이한선 전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도 제1차 지식재산 전략 토론회(전략포럼)’에서 이한선 특허그룹장 전무가 '기업의 고품질 특허 창출 노력과 한계'라는 주제로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전무는 2차전지 산업과 같은 국가 전략 산업의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명품특허(Premium Patent)’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품특허는 핵심 기술을 폭넓게 보호하면서도 무효화(Invalidation) 가능성이 낮아, 기술패권 경쟁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고품질 특허를 의미한다.
이 특허는 ▲우수한 기술성 ▲넓은 권리범위 ▲강한 특허보호 수준 등으로 결정되며, 기술경쟁이 심화된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보호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초창기부터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배터리 시장을 개척해온 ‘오리지널 이노베이터(Original Innovator)’들에게는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적인 수익을 창출해주는 특허이기도 하다.
최근 2차전지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과 특허 확대 전략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빠른 특허 심사 시스템을 활용해 신속하게 글로벌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무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선제적 핵심기술 개발과,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초이자 최고인 명품특허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리더인 국가적 핵심 산업에서 미국, 유럽 등과 같은 해외 주요 격전지에서 보다 빠른 속도로 ‘명품특허’를 선점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R&D 거점을 주로 한국에 두고 있어 한국 출원 후 해외 확장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심사속도, 권리범위, 국제적 인정 측면에서 제약이 있고, 기업 노력만으로는 글로벌 명품특허 선점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 전무는 명품특허는 단순한 기업 자산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전략이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뿐 아니라 특허청, 법원, 지식재산 업계 등 관련 주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창출, 활용, 보호’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래 전부터 ‘IP R&D’ 문화를 정착시켜, 기술개발과 동시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이미 다수의 명품특허를 확보하고 사업화에 활용 중이다. 올해 2월 기준, 등록 약 4만여 건, 출원 약 7만2000여 건으로 현재 전세계 배터리 기업 중 최다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후발기업의 기술 도용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를 확보하기 어려운 후발기업들은 특허 무단 사용을 통해 유럽, 중국, 인도, 동남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 수는 1000여 개에 달하며 이 중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수만 해도 580여 건이다. 기초 소재부터, 공정, 차세대 배터리 및 BMS까지 다양하며, 최근에는 LFP 각형전지나 CTP, 원통형 46 시리즈 등의 분야에서도 다수의 특허 침해가 확인됐다.
특히 안전성 강화 분리막의 전극 접착력을 높여 다양한 전극조립체를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특허 기술에서 여러 기술 침해가 발견됐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2018년 세계 최초로 음극에 적용한 혁신적인 코팅 기술인 더블 레이어 코팅(DLD, Double Layer Slot Die Coating) 기술과 탄소나노튜브(CNT) 선분산 기술 등 핵심 공정기술을 접목한 전극설계 특허도 다수의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밖에도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기술로 평가받는 건식 전극,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 시리즈, 축적된 데이터로부터 개발한 안전진단/BMS 등도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되어 경쟁사의 특허 침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무분별한 기술 침해가 지속될 경우 특허침해 금지소송 등 강경한 대응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적극 확보해 글로벌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해외 IP오피스를 확대해 글로벌 지식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해 나갈 계획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