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삼성카드가 특수관계자와 거래해서 얻은 수익 규모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규제 적용기준을 강화할 경우, 삼성카드도 적용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카드의 특수계자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감소세로 전환됐던 계열사간 거래 수익 규모가 올해 상반기 다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계열사를 통해 발생된 수익 규모는 총 691억2677만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621억3858만 원) 대비 11.2%, 2년 전(653억4774만 원) 대비 5.8% 증가했다.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삼성카드 총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6년 상반기 3.9%에서 2017년(반기 기준) 3.2%로 0.7%포인트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3.4%로 늘어났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화재로부터 총 182억9835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삼성화재를 통해 얻은 수익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192억764만 원) 감소했지만 2년 전 동기(181억1240만 원)보다는 1%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 삼성카드는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25억1894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직전년도 동기(21억5788만 원) 대비 16.7%, 2년 전(24억6421만 원) 대비 2.2% 증가한 규모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지분 71.86%(8325만9006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에스디에스와 삼성자산운용, 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14억113만 원, 9073만 원, 5106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특수관계자를 통해 지출한 비용은 지난 2년간 평균 5.2%씩 줄었다.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가 계열사에 지불한 비용(임차료·기타비용)은 총 917억9895만 원이다. 직전년도 동기(931억9603만 원) 대비 1.5%, 2년 전(1021억9589만 원)보다 10.2% 급감한 수치다.
삼성카드가 개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곳은 삼성에스디에스로 상반기에만 총 527억7999만 원의 금액을 제공했다. 이어 삼성화재(148억5554만 원), 삼성생명(80억8421만 원) 순이었다.
삼성카드의 경우 계열사를 통해 지출하는 비용(917억9895만 원)이 수익 규모(691억2677만 원)보다 1.3배가량 많은 상태다.
이에 따라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고심도 깊어졌다.
공정위는 기업집단 계열사 간 내부거래 적용 기준을 기존 ‘오너 지분율, 상장사 30%, 비상장사 20%‘에서 ’상장 여부에 상관없이 20%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없으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을 오너일가(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7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0.06%)가 20.82% 보유하고 있어 규제 대상이 확대될 경우 공정위의 사정권 안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원 대표는 최근 경쟁사인 현대카드에게 밀리며 코스트코와의 독점 재계약에 실패한 상태에서 카드 시장 규제 강화와 내부거래 규제 강화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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